지난달 15일 개봉한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독립영화 '꿈의 관객'인 1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7개 상영관에서 시작해 현재 39개로 늘어났고 주말이면 더 늘어난다고 하네요. 충무로가 불황 속에 허덕이는 가운데 독립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지네요. 이번 주에는 앞서 소개해드린 또 하나의 독립영화 [낮술]이 개봉됩니다. [워낭소리]가 감동을 준다면, [낮술]은 키득거리는 웃음을 주는 재미있는 작품이어서 흥행에 기대가 되네요.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해양 액션을 표방한 [마린보이]가 예매율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 밖의 개봉영화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키친(감독: 홍지영, 주연: 신민아, 주지훈, 김태우, 15세 관람가)
어릴 때부터 오빠같이 아빠같이 지내다가 이제는 결혼해 알콩달콩 살고 있는 상인(김태우)과 모래(신민아), 모래는 어느 날 미술관을 찾았다가 두레(주지훈)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그에게 끌리게 됩니다. 잘나가는 펀드매니저인 상인은 평생의 꿈인 음식점을 열기 위해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요리 배우기에 돌입하는데 상인이 프랑스에서 초청한 입양아 출신 천재 요리사가 바로 두레로 두 남자와 한 여자는 어색한 한집살이를 합니다.
줄거리로만 보아서는 '사랑과 전쟁'식의 불륜드라마가 아닌가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자인 모래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사랑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색다른 느낌으로 찾아온 색다른 끌림에 이끌린다는 감성을 강조하는 내용인데 여성 감독 특유의 감성이 묻어납니다. 특히 미술관 구석에서 따가운 햇살 속에서 처음만난 두레의 매력에 마음을 빼앗기는 모래의 모습을 표현한 장면이 가장 돋보입니다. 세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고 팬시상품같이 예쁘고 아기자기한 스타일이 지배적인데 열린 결말로 관객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두기는 하지만 통속을 탈피한 설정이 폭넓은 관객층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세븐 파운즈(감독; 가브리엘 무치노, 주연: 윌 스미스, 로사리오 도슨, 15세 관람가)
주인공 벤(윌 스미스)의 수수께끼 같은 행적을 따라가는 미스터리 드라마인데 모든 것이 밝혀지는 결말에서 충격적인 감동을 노립니다. 여주인공 에밀리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도 중요한 서브플롯으로 등장하는데 미스터리 드라마 보다는 멜로라인이 더 좋더군요. 상처 입은 사람들이 한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모른 상태에서 나누는 애정이 아름다운 슬픔을 잘 보여주거든요. 하지만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주인공의 선택이라는 영화의 기본 전제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 그 선택의 전제가 되는 사건이 조금 달랐더라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밖에 88년 서울 올림픽이 영화 앞부분에 등장하는 코믹 액션 스포츠 영화 [분노의 핑퐁]과 테리 길리엄 감독의 [타이드랜드]등이 개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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