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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눈물의 '가자지구'

UN 반총장 중동순방 동행취재기 ⑥

반기문 총장이 순방 중반을 지나 레바논에 체류중 이스라엘이 마침내 공격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어 다음날 하마스 역시 한시 휴전에 동참했습니다.

이에 따라 반총장 일행은 급히 일정을 바꿔 가자지구를 방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휴전상태라고 해도 아직 산발적인 교전이 완전히 멈추지 않고 있던데다 무슨 돌발사태가 벌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는 참모들의 조언에도 반총장이 방문 결정을 강행했다는 후문입니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로하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내 유엔 시설 직원들을 격려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가자지구로의 여정은 다소 복잡했습니다.

예정된 일정인 시리아, 이집트 샤름엘 셰이크, 쿠웨이트 방문을 마친 뒤 요르단에서 군용헬기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넘어가 이스라엘 당국의 차량으로 남부 에레츠 국경까지 이동해 UN 방탄차로 바뀌탄 뒤 국경을 통과해 가자지구에 진입했습니다.



                          * 드디어 가자지구 진입. 폭탄테러가 빈발하는 곳이라 국경 보안 검색이 삼엄.

저 역시 UN 방탄차 한 켠에 6밀리 카메라를 들고 동승했습니다.

아직 긴장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 차에서 내리는 것은 물론 창문을 내리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국경을 넘자마자 여기 저기 패인 길을 빠른 속도로 마구 달리는 차 안에서 급한 대로

이리저리 카메라를 들이대니 온통 부서졌거나 불에 탄 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가자지구 곳곳에 이렇게 폐허로 변한 건물들이 즐비.

철없는 아이들이 모처럼 집밖으로 나와 달리는 차량에 손을 흔드는 모습에 미소를 머금은 것도 잠시 뭐라도 해야 겠기에 거리로 나온 어른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습니다.

일부 상점들이 문을 열기는 했지만 팔 물건도 사러 온 손님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병사들이 물러간 가자지구 거리 곳곳은 하마스 차지였습니다.

하마스의 상징색인 녹색 깃발이 물결을 이루는 가운데 거리 여기저기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무리 지어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현지 유엔 시설 근무자들의 얘기를 들어 보니 전쟁 뒤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마스 조직에 투신하는 숫자가 늘고 있어 하마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국경통과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된 데다 유엔 직원들과의 면담도 길어지면서 차에서 내려 취재가 가능했던 곳은 아쉽게도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 시설로 제한됐습니다.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은 유엔 구호물자 창고는 형편없이 무너지고 시커멓게 그을린 채 뼈대만 간신히 남아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처참한 광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반총장은 격앙된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로 운집한 언론인들 앞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어렵사리 들어 온 가자지구인 만큼 병원이나 피난처, 피해지역을 좀 더 둘러보고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더 듣고 싶었지만 허락된 취재는 거기까지였습니다.

대신 비록 달리는 차 안에서였지만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길에 피해가 집중된 지역을 샅샅이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가자지구의 심각한 피해상을 카메라에 담아 국내 방송으로는 최초로 뉴스에서 전할 수 있었습니다.

  [편집자주] 한국 언론을 대표하는 종군기자 가운데 한사람인 이민주 기자는 199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스포츠, 사회부, 경제부 등을 거쳐 2008년 7월부터는 이집트 카이로 특파원으로 활약 중입니다. 오랜 중동지역 취재경험과 연수 경력으로 2001년 아프간전 당시에는 미항모 키티호크 동승취재, 2003년 이라크전 때는 바그다드 현지취재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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