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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듯 살인 즐겼다…부실 초기수사 '분통'

<8뉴스>

<앵커>

2년에 걸친 7건의 살인은 결국 한 사람의 짓이었지만 이 사실은 너무나 늦게 밝혀졌습니다. 경찰의 부실한 초기수사에 유족들의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한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강호순은 경찰 조사에서 재작년 1월 다섯번째 희생자인 대학생 연 모 씨를 성폭행한 뒤 한 시간 정도 살해를 미뤘다고 진술했습니다.

살해를 주저한 게 아니라 어떻게 처리할 지 게임하듯 저울질했다는 겁니다.

[이명균/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장 : 그냥 고민을, 죽일까말까 고민을 했다는 겁니다. 자기 마음이 지금 스스로 자제를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연 씨의 유족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연 모 씨 유족 : 누가, 그 놈이? 미친 OO. 뭘 믿어, 뭘 믿느냐고..]

겨울산을 파헤쳐가며 잃어버린 딸을 찾아 헤맸던 아버지는 공범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연 모 씨 아버지 : 나는 그 사람 혼자 했을까도 많이 생각을 해. (땅을) 팠어요, 내가. 주변에 (사람) 보인다고 그래서 별짓을 다했어요.]

시신을 인도받고 어제(31일) 빈소를 차린 여섯번째 희생자 48살 김 모 씨 유족들은 경찰의 초동수사 실패를 따졌습니다.

휴대전화 위치추적조차 실종 닷새가 지나서야 유족들이 직접 했다는 겁니다.

[김 모 씨 유족 : 자기들은 위치 추적해 줄 수가 없으니까, 소방서에 거짓말 하래요. 소방서에 잘 얘기하면 (위치 추적) 해 줄 거라고...]

관할구역이 바뀔 때마다 경찰서를 오가야 했던 불편도 울분으로 바뀌었습니다.

[김 모 씨 유족 : 저희가 담당 경찰서를 네 번을 옮겼어요. 갈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조사받고, 안산 가서 다시 조사받고, 수원 가서 다시 조사받고.]

7명의 희생자 가운데 나흘 전 장례를 마친 여대생 A 씨와, 빈소가 마련된 두 희생자 외에 나머지 4명의 희생자 유가족은 시신을 돌려받지 못해 빈소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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