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려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놓고 사용자·정부·여당과 노동계·야당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외부 전문가들 역시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참여정부 시절 비정규직법의 도입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비정규직 문제는 법의 규제가 아닌 경제 논리로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규직을 보호한다고 만든 법 자체가 정말 비정규직을 보호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운을 뗀 뒤 "참여정부에서 비정규직법을 만들지 말아야 했으며 (만들더라도)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도 "비정규직법은 참여정부가 잘못 끼운 단추"라면서 "비정규직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제는 (법 규제가 아닌) 고용창출과 같은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하고 고용 문제는 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법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차별을 없애고 기업의 불합리한 채용·인사시스템을 고쳐 나가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생산성에 근거한 임금체계를 가져야 하는데 현재 우리의 임금체계는 오래 있는 사람이 많은 임금을 가져가는 연공제"라며 "공정치 못한 차별적 요소가 종합적으로 해소돼야 비정규직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비정규직 사용을 인정하는 비정규직의 사용 사유를 제한하는 것이 적절한 방식"이라며 "현재 정치권에서는 사용 기간을 놓고 다투고 있지만 기간 제한이 아니라 사용 사유 제한을 통해 (비정규직 양산의) 근본 원인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여당측 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제 근로자 고용 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경기 침체 속에서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과 `재계의 요구가 반영된 개악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대 교수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현상황에서 노사 양측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합의점은 개정안"이라고 밝히고 "미봉책이긴 하지만 지금의 경제환경을 고려할 때 그나마 2년이라도 연장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대 교수는 "현재 경제 상황상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비정규직법의 도입 취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일단 기간 연장으로 2∼3년 더 지켜본 뒤 통계 자료 축적 등 비정규직법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 때 법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용기간의 연장을 핵심으로 하는 비정규직법의 개정 시도 자체가 정규직 채용을 회피토록 해 더욱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돈문 교수는 "당정이 추진하는 개정은 사용제한 기간이 만료되기 전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새로운 비정규직을 채용해 영구적으로 비정규직을 쓰겠다는 재계의 요구를 반영한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은수미 연구위원은 "고용기간을 연장해준다고 해서 사용기간이 만료될 때 (기업이) 해고를 안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경제 위기때는 노.사.정의 협력이 필요한데 법개정을 강행할 경우 노.사.정의 갈등은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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