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대국 브라질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까?"
브라질에서 내년 말 실시되는 대선을 앞두고 여성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남미에는 이미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2명의 여성 정상이 있다. 오는 12월 칠레 대선 이후 바첼레트 대통령이 물러날 예정이지만 브라질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나온다면 '남미 ABC'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가 모두 여성 정상을 갖게 되는 셈이다.
브라질의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에게서 나왔다.
브라질 북부 파라 주(州) 벨렝 시(市)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사회포럼(WSF)에 참석 중인 룰라 대통령은 전날 WSF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석장관으로 여성인 딜마 호우세피 정무장관을 지목, "2011년 WSF에는 호우세피 장관이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WSF는 올해를 끝으로 격년제 행사로 치러지며, 2011년 행사는 아프리카가 가장 유력하지만 미국, 멕시코, 아랍국가 중 한 곳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우세피 장관은 룰라 대통령의 이틀 일정을 모두 함께 했다. 룰라 대통령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등과 비공개 회동하는 자리에도 참석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통해 WSF에 참여한 브라질 내 시민ㆍ사회단체 인사들은 물론 남미지역 좌파 정상들에게 호우세피 장관이 자신의 후임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후계구도를 사실상 공식화한 셈이다.
호우세피 장관으로서는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낮은 지명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호우세피 장관은 "나는 아직 2010년 대선후보가 아니다"라면서도 "브라질에서도 이제 여성이나 흑인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말해 '포스트 룰라'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집권 노동자당(PT) 소속인 호우세피 장관은 제1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소속 조제 세하 상파울루 주지사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그러나 80% 가까운 높은 지지율로 국민적 인기를 한몸에 받는 룰라 대통령이 본격적인 지원사격에 나선다면 여론조사 열세를 극복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올해 안에 연립여권의 대선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서 WSF는 '호우세피 장관 띄우기'의 무대가 됐다는 분석이다.
야권에서도 일찌감치 대선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2010년 브라질 대선 열기는 예상보다 빨리 달아오를 가능성이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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