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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소문동의 미국인, 한옥 사랑 40년

<8뉴스>

<앵커>

우리 조상의 지혜와 멋이 녹아있는 전통 한옥, 그 우수성이 아쉬울 만큼 한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요. 우리 한옥에 반해서 한옥 재개발 반대 소송까지 하게 된 한 미국인을 통해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주형 기자의 주말 인터뷰입니다.

<기자>

바람에 댓잎 스치는 소리 서늘한 이 곳은 서울 동소문동의 한 한옥입니다.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 씨는 35년 째 이 곳에 삽니다.

이유는 오직 하나, 한옥이기 때문입니다.

[피터 바돌로뮤/조선업 관련 회사 경영 : 이 집이 30년대 말 40년대 정도 지은 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1968년 미국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한국에 온 피터 씨는 우연찮은 기회에 강릉의 99칸 짜리 한옥에서 4년을 살게 됐습니다.

[피터 바돌로뮤/조선업 관련 회사 경영 : 너무나 한옥을 사랑했고, 너무나 아름답다고, 너무나 분위기 좋다고, 인간적인 집이라. 서울 왔더니 한 10개월 간 아파트 살다보니 답답해서 못있겠더라고요.]

조선업 관련 일을 하며 서울의 한옥에 눌러앉은 피터 씨가 한옥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겁니다.

[피터 바돌로뮤/조선업 관련 회사 경영 : 전부 다 자연자재입니다. 나무, 종이, 창호지 문, 장판지, 벽 속의 흙, 터울, 기와 다 인간적인 것입니다.]

[피터 바돌로뮤/조선업 관련 회사 경영 : (한옥에 살면서 불편하신 것도 분명히 있지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좀 약올라요. 겨울에 춥다. 주방 들어가면 불편하다. 목욕탕 불편하다. 한옥은 편하게 개조할 수 있는 집이에요. 이 아름다운 모양을 지키면서 난방, 배관, 주방, 목욕탕.]

피터 씨는 지금 행정 소송 중입니다.

지난 2004년 서울시가 피터 씨가 살고 있는 동소문동 일대를 재개발구역으로 고시했기 때문입니다.

[피터 바돌로뮤/조선업 관련 회사 경영 : 섭섭해요. 눈물나요. 많은 이웃들을 모아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무엇 때문에 정부가 동네보고 너희들이 살고 있는 방법으로 살면 안된다. 정부 계획대로 살아야 된다 하는 이렇게.]

30여 년 전 90만 세대였던 서울의 한옥은 지금은 1,300여 세대로 줄었습니다.

동소문동도 한 때는 한옥이 이렇게 빽빽했지만 이제는 34세대만 남았습니다.

[피터 바돌로뮤/조선업 관련 회사 경영 : 유럽에 가면 보시다시피 오래된 건물은 아무리 조그만 건물 가져도 절대로 자기네 건축이라면 철거 안합니다. 옛날 거 무조건 헐고 다 새로 만드는 이런 사고방식은 개발도상국의 대표적인 사고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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