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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黨 1년…깊어지는 고민

지난 1월 29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창당 1주년을 맞아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동안의 소회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자신의 구상이 회견문에 담겨 있었다. 으리으리한 거대 여당의 총재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소박한 자리였지만 이 총재의 말 끝에 묻어나는 기운은 어느 때보다 힘찼다.

이 총재는 지역구의 눈치를 보느라 소신 껏 정치를 하기 어려운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개혁해 정당별 투표로 뽑는 비례대표의 수를 전체 의원 수의 절반으로 늘리고 현행 299명인 의원 정수도 210명으로 30% 정도 감축하고 제안했다.

또 지금과 같이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된 방식으로는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조속히 지방 분권형 행정구역 개편을 실시해 '강소국 연방제로 나아가야한다고 촉구했다. 이 총재는 이를 위해 내년 지방선거를 잠정연기하고 '강소국 연방제' 전환에 필요한 개헌작업을 2011년까지 마무리짓자고 제안했다.

한마디로 국가운영의 틀을 바꾸는 이회창식 '국가개조론'을 주창한 것이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회견문의 내용을 놓고 당내에서 작은 논란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도, 제 1야당도 아닌 상황에서 거대담론 위주의 내용이 자칫 공허한 말잔치로 끝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총재는 국민적 관심을 끌 수 있는 현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했고 자신의 구상을 담은 회견문을 그대로 발표했다.

제3당의 총수 자리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이회창 총재'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녹녹치가 않다. 당장 원내 위상부터 문제다. 지난해 맺은 창조한국당과의 협약에 따라 올 한 해 공동교섭단체인 '선진·창조모임'의 원내대표 자리는 문국현 대표에게 돌아갔다.  공식 협상테이블에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해 개원 협상이나 원구성 협상, 연말 법안전쟁 등에서 중재자로 활동하면서 받았던 국민적 관심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지율도 고민이다. 창당 1년이 지났지만 선진당의 지지율은 3%대를 맴돌고 있다. 지난 1월 23일 실시한 SBS-TNS 여론조사에서도 선진당의 정당지지율은 3.4%에 그쳤다. 이른바 '충청도'당이라는 이미지도 벗지 못했다. '이회창'이라는 전국적인 브랜드에 비해 '자유선진당'은 아직 국민들에겐 낯설기만 하다. 앞서 말했듯이 '여야 협상'이라는 공식 무대에서 내려와야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제는 3% 지지율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전국정당화의 꿈을 이루기 위한 첫 시험대인 이번 4월 재보선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영남이나 수도권에서 승리해야하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게 선진당의 고민이다.

이 총재는 회견문에서 "국회가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제3당으로서 역할을 다해왔다"고 지난 1년을 자평했다.

하지만 내우외환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현상유지도 쉽지 않아 보인다. 큰 정치를 향한 이회창 총재의 꿈이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선진당은 지금 시험대에 섰다.

 

[편집자주] 예리한 시각과 꼼꼼한 취재가 돋보이는 남승모 기자는 2000년 SBS 공채 8기로 입사해 사회부,경제부를 거쳐 정치부 정당 출입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특유의 적극성으로 활발한 현장취재를 통해 복잡한 정치 현장의 맥을 짚어주는 기사들을 전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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