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기축년 새해를 맞아 음력설을 쇠는 중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각국에서는 다채로운 신년 축하 행사가 열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올해도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새해를 맞는 아시아 각국 국민의 표정은 희망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6일 춘제(春節.음력 설) 특집기사에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새해에 대한 중국인들의 기대감은 변함없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섣달 그믐날 밤인 25일 터진 폭죽으로 생긴 쓰레기가 베이징에서만 무려 68t이 수거됐으며, 베이징의 쇼핑센터에서도 춘제기간 6억3천900만위안(8천520만달러)이 소비돼 지난해보다 13.4% 많은 소비량을 기록했다.
중국 전역의 슈퍼마켓이나 쇼핑몰에는 춘제를 맞아 선물이나 먹을거리를 사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으며 '멜라민 분유' 파동에도 아랑곳없이 유제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홍콩에서는 26일 밤 신년 퍼레이드 행사에 무려 1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퍼레이드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호주, 스페인, 태국, 덴마크, 남아공, 홍콩, 마카오 등 12개국에서 39개 공연단과 퍼레이드 차량이 참여해 각국의 문화를 선보였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미얀마 양곤 등에서도 중국계 주민들의 신년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경제난으로 일자리를 잃은 중국 농민공들도 고향에서 가족들과 춘제를 보내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지난해 공장이 문을 닫아 고향으로 돌아온 후난(湖南)성 출신 농민공 황텅(20)씨는 "고향에 돌아와 직업학교에 등록했다"면서 기술교육을 받은 뒤 작은 경공업 공장을 열어 자신과 같은 실직 농민공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 기차역을 찾아 설 교통상황을 점검했다.
후 주석은 난창기차역에 도착한 직후 곧바로 대합실로 들어가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여행객들에게 "오늘은 새해 첫 날"이라며 "여러분을 보기 위해 여기 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후 주석은 25일 공산혁명 유적지인 징강산(井岡山)을 방문, 혁명전쟁 참전용사들을 격려하고 혁명정신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것을 다짐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25일 제야 담화를 통해 "경제의 쇠퇴가 대만에 준 충격이 크지만 믿음과 희망으로 온 국민이 단결해 경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싱가포르는 현재의 경제 위기를 대처해나갈 저력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25일 아시아권에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기쁨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축원했다.
그러나 돈세탁 비리 등으로 구속 수감된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은 감옥에서 새해를 쓸쓸히 맞이했다.
둥썬(東森) 뉴스채널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천 전 총통은 이날 독서와 글쓰기로 하루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사고도 잇따랐다.
대만에서는 2건의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
27일 대만과 홍콩언론들에 따르면 25일 밤 타이베이현의 한 빌딩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가 발생,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데 이어 26일 낮 이란현(宜蘭縣)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여성 3명이 숨졌다.
중국 상하이의 한 경찰서 인근에서는 폭죽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홍콩 당국은 중국에서 5번째 조류 인플루엔자(AI)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홍콩 전역에 AI 경보를 발령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홍콩.타이베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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