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회주의 개헌안이 25일(현지시간) 실시된 국민투표를 사실상 통과했다.
현지 TV 방송들은 이날 밤 집계 상황을 전하면서 60% 안팎의 찬성률로 개헌안 국민투표가 통과될 것이라고 전했다.
볼리비아 선거법원도 개헌안 통과가 유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최종집계 결과가 나오려면 수일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국 9개 주(州) 가운데 친(親) 모랄레스 지역인 라파스, 코차밤바, 포토시, 오루로 주에서는 찬성률이 높게 나온 가운데 반(反) 모랄레스 전선을 형성해온 베니, 판도, 타리하, 산타크루스 주에서는 예상대로 반대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키사카 주는 찬성률과 반대율이 거의 대등하게 나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밤 수도 라파스에서 열린 대중집회에 참석, "볼리비아는 모든 국민이 기회의 균등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국가로 거듭날 것"이라며 지지자들과 함께 개헌안 통과를 축하했다.
사회주의 개헌안은 주요 산업 국유화와 토지분배를 통한 농업개혁 등 경제 전반에 대한 국가의 통제 강화를 인정하고 원주민의 권익을 크게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헌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함에 따라 중남미 지역에서는 4개월 사이에 에콰도르에 이어 두번째로 사회주의 헌법이 탄생하게 됐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승리를 거둔 배경에는 볼리비아 전체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면서도 오랜 기간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돼온 원주민 세력의 전폭적인 지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개헌안은 그동안 동부 산타크루스 주를 중심으로 유럽계 이민자 후손과 보수우파 야권이 장악한 지역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으나 결국 대중적 지지를 최대 무기로 삼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최종 승리로 끝났다.
특히 개헌안의 국민투표 통과로 모랄레스 대통령은 오는 12월 6일 실시되는 대선 및 총선의 승리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야권은 "개헌안 국민투표 통과는 권위주의 국가의 등장을 초래하며 외국인 투자가들을 내몰아 남미 최빈국 볼리비아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며, 모랄레스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같은 중앙집권적 독재정치를 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은 이어 개헌안 반대 우세 지역이 볼리비아 국토의 3분의 2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어 "이번 국민투표는 사실상 찬반동수를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심각한 국론분열 가능성을 제기했다.
야권 소속의 사비나 쿠엘라르 추키사카 주지사는 이날 밤 대중연설을 통해 사회주의 개헌안에 대한 불복종 운동 전개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벌써 반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국민투표에는 약 390만명의 유권자들이 참여했으며, 유럽연합(EU)과 미주기구(OAS),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운영하는 카터재단 등에서 참관단을 파견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도 높았다.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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