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38)씨가 24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맞닥뜨린 기자들의 후계구도에 대한 질문에 비교적 '친절한' 답변 모습을 보여줘 흥미롭다.
김정남은 그동안 중국이나 마카오, 프랑스 등 해외에서 기자들에게 포착돼 질문을 받아도 한두마디 단답에 그쳤고, 특히 후계문제에 관한 질문엔 거의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그는 더욱이 작년 8월 중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이후엔 더욱 굳게 입을 닫아걸었었다.
다만 지난 2004년 김정남이라고 자처한 인물이 일본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후계문제에 대해 "내 아버지에게 절대적인 결정권이 있으며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날 김정남은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와 자신의 후원자로 알려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만 "민감"함을 내세워 답변할 수 없다고 답했을 뿐 후계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이례적으로 '성실하게' 답변했다.
그가 후계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을 전한 것은 아니지만 "후계자는 아버지(김정일)만이 결정할 문제"이고 "자신은 관심이 없다"는 대답은 상당히 함축적인 답변으로 들린다.
한 일본기자는 그가 "미리 답변을 준비한 것 같다"는 인상이었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그동안 쉬쉬하던 후계문제를 수면 위로 떠올리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게 한다.
후계문제에 대해 답변을 피해온 김정남이 더구나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로 인해 민감한 상황에서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공개석상에서 후계문제를 입에 올렸기 때문이다.
한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8일께 자신의 후계자로 셋째 아들인 김정운(1984년생)을 결정했다는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하달했으며, 리제강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조직지도부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긴급 소집, 김 위원장의 결정 사항을 전달한 데 이어 각 도당으로까지 후계관련 지시를 내려 보냈다.(연합뉴스 1.15일자)
이와 관련, 김정남이 자신은 후계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대목은 특히 눈길을 끈다. 외부보다는 북한 내부를 향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김정운이 김정남을 매우 경계해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나는 권력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
김정남은 이날 구체적인 후계자에 대한 질문엔 "결정되기 전에 가정하고 상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동생인 김정운이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보도에 대해선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 "그것은 동생에게 물어보라"는 등으로 답변을 피해갔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남 "관심없다"는 대내 메시지?
후계문제에 이례적으로 '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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