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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작년엔 선전했지만…올해는?

4분기 실적 뚜렷한 하락세로 앞날 불투명

'작년에는 선전했는데, 올해는 '글쎄'.'

대기업들이 지난해 실적을 속속 공개하면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는데도 표정은 어둡다.

수치상으로 나타난 작년 연간 경영실적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올해 경영성적을 미래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는 작년 4분기 실적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 탓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은 올해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불확실한 경제전망에 매출목표조차 잡지 못하는 곳도 나오는 실정이다. 그만큼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말이다.

◇ 작년 성적 '빛좋은 개살구'…4분기 실적 '빨간불' = LG전자는 지난해 매출액(49조3천330억 원)과 영업이익(2조1천331억 원)에서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LG전자 휴대전화 부문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약진하면서 연간 판매량 1억70만 대로 처음으로 1억대를 돌파했다. 매출액(14조5천557억 원), 영업이익(1조6천43억 원), 영업이익률(11.0%) 등 전 부문에서 최고기록을 냈다.

하지만, LG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보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급격한 소비위축의 영향으로 1천14억 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본사 기준으로는 3천98억 원의 영업적자가 났다. 매출액은 사상 최대인 13조3천708억 원이었다. 그러나, 사업 각 부문에서 수요감소에 따른 경쟁심화로 영업이익률은 0.8%에 머물렀다.

현대차도 지난해 세계 경기침체 탓에 판매량이 줄었지만, 환율 상승 덕분에 매출이 증가하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작년에 판매 166만8천745대, 매출 32조1천898억 원, 영업이익 1조8천772억 원, 당기순이익 1조4천479억 원을 기록한 것.

그러나 현대차는 작년 4분기에는 매출 8조8천306억 원, 영업이익 5천810억 원, 당기순이익 2천436억 원을 기록하며 추락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9%, 27.9% 줄어든 것. 특히 작년 4분기 내수 판매는 22.8% 감소한 12만9천841대, 수출은 2.1% 증가한 31만8천380대를 보이면서 총 판매 실적이 44만8천221대로 6.6% 감소했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물론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에 기아차는 영업이익 3천85억 원, 당기순이익 1천138억 원을 달성해 2006년부터 2년 연속적자 행진에서 탈출한 것. 당기순이익은 738.9% 증가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작년 4분기에는 판매 31만6천966대, 매출 5조411억 원, 영업이익 359억 원, 당기순이익 748억 원을 기록함으로써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 대수는 3.3%, 영업이익은 63.3% 감소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45조7천459억 원과 1조9천334억 원을 기록하는 등 200억 달러를 돌파한 수출 호조 덕분에 외형상으로 좋은 영업실적을 냈다. 하지만, 고환율에 따른 환차손의 직격탄을 맞아 이익 면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세계 경기 위축으로 말미암아 지난해 4분기에 당기순손실을 입는 등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양상을 나타냈다.

연간 전체 경영성적은 비교적 좋게 나왔지만, 작년 4분기 실적(매출 9조8천708억 원, 영업이익 2천689억 원)만 떼어놓고 보면, 5년 만에 분기실적 기준으로 첫 적자를 보이는 등 하락 조짐을 보인 것.

◇올해는 더 어두워 = 문제는 올해가 더 어둡다는 것이다.

SK에너지는 올해 매출목표조차 잡지 못했다. 또 경영계획도 확정하지 못했다. 올해 구체적인 신규 투자규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많게는 2조 원에서 적게는 1조 원대에서 탄력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만 세워놓고 있다.

한마디로 경기상황에 맞춰 미리 짜놓은 경영전략에 따라 대응하는 이른바 '시나리오 플랜' 경영체제로 올해 경제위기를 헤쳐나간다는 구상이다.

SK에너지 측은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보인 데 이어 올해도 경기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세계 경기침체로 수요위축이 이어지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올해 사업환경이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무리한 성장 드라이브는 되도록 자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어려운 시기에 무리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기보다는 경기침체에 침착히 대응하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견고하게 구축한다는 것이 올해 사업계획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만, LG전자는 연구개발, 브랜드, 디자인 등 핵심역량 분야 투자는 전년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살얼음을 걷는 듯 조심스럽다.

위기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시스템을 가동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올해 불확실한 영업환경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유연한 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지역별 판매전략을 특화하며, 핵심경쟁력을 높이고, 녹색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올해는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판매 역량을 강화하고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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