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후폭풍으로 2월 정국에 암운(暗雲)이 드리워지고 있다.
당초 2월 임시국회는 언론 관계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간 '제 2차 입법전쟁'이 예고돼 있었으나 '용산 사고'라는 돌발 변수로 예측불허의 안갯속 정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1.19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일정과 맞물리면서 상황은 더욱 꼬여갈 전망이다. 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에서는 용산 참사가 4월 재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갈 길이 바쁜 정부.여당에 용산 참사는 악몽 그 자체다.
한나라당은 개각에 따른 장관.권력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대정부 질문과 병행해 다음달 10일까지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상임위 심사에 들어가 쟁점법안을 일괄처리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국가정보원장과 경찰청장에 내정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거취가 불투명한 데다 후속 개각까지 늦춰지면서 인사청문회가 2월 중반까지 지속될 공산이 커졌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용산 사고의 조기 매듭을 위해 설 연휴 전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와 김 청장의 자진사퇴를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월 임시국회에 뇌관이 될 수 있는 용산 사고의 파장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고육책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설 연휴 전에 중간수사라도 발표해 털어버리고 가야 한다"면서 "김 청장이 자진사퇴하는 형식으로 경찰청장 내정을 철회하는 수순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의 이 같은 전략은 예상처럼 녹록지 않아 보인다.
당장 민주당 등 야권은 용산 사고의 책임을 물어 원 장관과 김 청장의 파면과 국정조사를 요구하면서 대대적인 대여 공세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김 청장을 인책해도 후속 경찰청장 인선 문제와 인사청문회에서 원 국정원장 내정자 및 측근 기용에 대한 야당의 집중 공세 속에 집권 2년차 '새 출발 내각'의 효과는 이미 반감됐다는 평가다.
게다가 설 연휴 이후 민심동향에 따라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언론 관계법 등 쟁점법안 처리가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개각 과정에서 여당이 소외된 데 따른 불만감이 고조돼 있는 데다 법안처리에 총대를 메야 할 당 주류의 추진동력도 약화돼있기 때문이다.
친이계 의원은 "개각 과정에서 당청간 소통 부재가 다시 한번 드러났고 당청간 불신도 확인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용산사고까지 터져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처리의 동력마저 상실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심지어 정치권 안팎에서는 용산 사고의 파장이 확산될 경우 4월 재보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물경제가 악화되는 가운데 용산 사고와 3월 춘투까지 겹치면서 여당의 악전고투가 예상된다는 것. 여권 일각에서는 4월 재보선이 자칫 이명박 정부의 1년 평가란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결국 여권이 용산 참사를 어떻게 수습하느냐, 새로 출범한 경제팀이 일신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느냐 여부에 따라 향후 정국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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