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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치적 고향' 시카고, 환호와 감격의 도가니

하이드파크 주민들, '동네이웃' 대통령 취임 축하

미국의 제44대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된 20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신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는 환호와 감격 그리고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거주했던 하이드파크의 주민들은 동네 이웃의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곳곳에서 모여 감회에 젖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의 명문대학인 시카고 대학이 있는 이 지역에서 1984년 이후 줄곧 거주해왔으며 1993년부터 2004년까지는 시카고 대학에서 헌법학 강의를 담당하기도 했다.

또한 최초의 흑인 퍼스트 레이디가 된 미셸 오바마 역시 시카고 대학 부학생과장을 맡았고 대학의 커뮤니티 센터 건립을 도왔으며 이후 시카고 대학병원 대외업무 담당 부원장직을 역임하는 등 이 지역에서 많은 활동을 펼치며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다져왔다.

시카고의 CBS 2 뉴스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일 다음날이었던 지난해 11월 6일, 2천여 명의 손님에게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는 무료 아침 식사를 제공했던 하이드 파크의 오바마 단골식당 밸로이즈는 대통령 취임식이 치러진 20일에는 선착순 500명의 고객에 한해 스테이크와 계란, 소시지와 계란을 곁들인 팬케이크, 오믈렛을 곁들인 팬케이크 등 특별 취임식 아침메뉴를 5달러에 선보였다.

이 같은 특별 취임식 아침식사를 즐기기 위해 이날 밸로이즈가 문을 연 새벽 5시 30분 첫 손님으로 들어온 토마스 린치는 "나는 방금 역사적인 순간에 발을 디뎠다. 부디 변화가 빨리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년간 오바마 대통령과 알고 지냈다는 린치는 "4년 전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그가 내 딸의 졸업식때 연설을 하는 것을 들으며 "이 사람은 크게 될 인물"이라고 느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미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오바마의 단골 이발소인 하이드 파크 헤어 살롱에도 동네 주민 등 수백명이 모여 역사적인 취임식을 지켜봤다. 이발사인 토니 코예는 "나의 형제이며 오바마 대통령의 이발을 해주었던 이발소 주인 자리프는 단골손님의 취임식에 초대받고 워싱턴 D.C. 에 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 연설이 시작되자 "내가 더 떨리는 느낌"이라면서 "이제 정말 대통령으로서의 업무가 시작됐다. 신임 대통령이 잘해내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또한 지역신문인 하이드 파크 헤럴드의 브루스 세이간 발행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주상원의원시절 6년여간 우리 신문을 위해 연간 12차례 내지 15 차례 일리노이의 정치에 관한 칼럼을 썼었다" 면서 "하이드파크는 시카고 최초의 흑인 시장인 헤롤드 워싱턴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이 거주했던 곳이며 이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배출했다"며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듀세이블 흑인 역사박물관에서도 이날 오전 8시 15분 아침식사에 이어 취임식 중계 관람, 점심까지 이어지는 취임식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박물관에 모인 350여 명의 흑인들은 취임식을 지켜보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역시 하이드 파크의 오바마의 단골 식당 가운데 하나인 멜로우 옐로우 식당에서도 타일러 재즈 4인조의 공연과 취임식 관람 행사가 펼쳐졌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선서가 끝나자 이 식당에 모인 수백 명의 이웃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서로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시카고 대학병원에서도 취임식 관람실을 따로 마련해 수많은 직원이 대통령 취임식을 함께 지켜봤다. 대학병원의 존 이스턴 대변인은 "퍼스트 레이디가 된 미셸 오바마와 함께 일하며 정을 나눴던 많은 직원에게 이번 취임식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행사 준비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카고의 각 학교와 직장에서는 수업과 근무를 중단하고 역사적인 취임식을 지켜보며 신임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시카고 공립학교 재학생 4만 명은 물론 각 사립학교에서도 취임식 시간에 맞춰 학생들이 대강당 등 대형 화면이 마련된 관람장에 모여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봤다. 이날 시카고 지역에서는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오바마와 관련된 티셔츠, 모자 등을 착용한 채 등교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카고 도심의 시카고 옵션 거래소(CBOE)를 비롯해 각 기관과 직장에서도 오전에는 아예 근무를 중단하고 TV 앞에 모여 취임식을 관람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구단인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이날 화이트 삭스의 열성팬인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맞아 구단 직원들과 맥크렐란 스쿨 학생들에게 홈구장을 공개하고 스카우트 전용실과 대형 화면 등으로 취임식을 함께 지켜봤다.

이날 화이트삭스의 홈구장인 U.S. 셀룰러 필드의 스코어 보드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2005년 플레이오프 당시 시구 장면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시카고에서는 각종 취임식 관련 축하 행사와 공연, 이벤트들이 이어졌다.

지난해 대선일에 무료로 극장을 공개해 대형 스크린으로 수백명이 선거 결과를 함께 지켜보며 승리를 축하했었던 몰스 극장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시카고의 최초 재즈 연주자들의 취임식 축하 연주가 포함된 '취임식 갤라'가 무료로 펼쳐진다.

또한 문샤인이라는 식당에서는 오후 6시부터 무료 뷔페가 열리고 취임식 특별 음료로 '바카르디 오'와 에너지 드링크 '레드 불'을 섞은 '오-밤(O-Bomb)'을 4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며 라날리라는 식당에서는 18대의 TV로 취임식을 관람하며 피자와 무료 애피타이저를 즐기고 맥주와 마티니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경제부양 피자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시카고시 브론즈빌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파크웨이 볼룸에서 취임식 축하 무도회가 열리며 시카고시 도심의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릴 시카고 취임 축하 무도회에는 6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시카고 지역의 전자제품 판매점들은 "워싱턴 D.C.에 가지 못하는 대신 깨끗한 디지털 화질의 대형 TV로 취임식을 지켜보겠다며 TV를 구입한 손님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 판매점은 "미식축구 같은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대통령 취임식 덕을 본 것은 처음"이라며 "시카고가 배출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전부터 벌써 경제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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