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뜸한 골목길, 조용히 옆을 스쳐 지나가는 승용차도 의심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광주시내에서 날치기를 일삼으며 시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강모(40)씨는 날치기범으로는 보기 드물게 단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의 범행 수법은 2~3명이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함께 타고 다니면서 조수석에 있는 공범이 손가방 등을 낚아채는 통상적인 날치기 수법과는 크게 달랐다.
지난해 9월 광주 서구에서 시동을 켜놓고 편의점에 간 사이 승용차를 훔쳐 달아난 강씨는 골목길을 가다 운전석 옆을 스쳐 지나가는 한 여성의 손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주위에 인적도 없고 날도 어둑어둑해 한쪽 손만 차창 밖으로 내밀면 쉽게 가방을 낚아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왼손으로 낚아채는 식의 강씨의 날치기 범죄 행각은 50여차례에 피해 금액만 3천만원대.
재미를 붙인 강씨는 하루에도 3-4차례씩 손가방을 날치기해 달아나는 등 범죄를 이어갔다.
하지만 강씨는 지난 15일 훔친 손가방에 들어 있던 휴대전화가 계속 켜져 있는 바람에 위치 추적에 나선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어렴풋이 기억하는 차량 번호와 비슷한 은색 승용차를 발견, 잠복 끝에 PC방에서 나와 차에 타려는 강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차 안에는 그동안 훔친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와 손가방 수십개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으며 고리 모양으로 묶어 놓은 밧줄과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도 발견됐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밧줄을 준비했다"며 "처음에는 훔친 손가방에서 돈만 빼 쓰고 갖다 버렸는데 왠지 모르게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손가방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가족 없이 영어 개인교습 등으로 혼자 살아 온 강씨가 최근 일감이 떨어지자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연쇄 날치기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광주 일대에서 접수됐던 다른 날치기 피해 사건과의 연관성을 캐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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