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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자리가 '무덤?'…국세청 공황상태

한상률 국세청장이 '그림 로비' 의혹과 '연말 골프' 사건으로 중도하차하자 국세청 직원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주성.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잇따라 금품수수 등으로 구속된데 이어 개혁을 강조해온 한 청장마저 낙마하면서 국세청에 불행한 기록이 또 하나 추가됐다.

◇ 충격에 빠진 국세청

한 청장이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16일 오전 국세청 직원들은 이미 이런 결과를 예상한 듯 착잡한 표정으로 술렁이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누구보다도 개혁과 도덕성을 중요시해온 한 청장이 일각에서 제기된 '그림 로비'와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아직까지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청장의 사의 표명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시인한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추후 사실 관계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의혹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미 이주성.전군표 국세청장이 수감된 상황에서 한 청장마저 추문에 휩싸여 낙마함에 따라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간부들도 앞으로의 대책을 고민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국세청의 한 고위관계자는 "사실 관계야 어떻든 전임 청장이 현직에서 구속됐고 현 청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세청의 이미지 추락이 걱정된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조직을 개혁해 납세자들의 신뢰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후임 청장 임명이 급류를 타고 있고 청와대에서 논의 중인 국세청 개혁방안도 조만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직에 얼마나 강한 개혁 바람이 몰아칠지 걱정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국세청의 다른 관계자는 후임 청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국세청의 신뢰성이 바닥으로 추락한만큼 누가 청장이 돼도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장자리가 '무덤?'

이날 사의를 표명한 한 청장이 아니더라도 역대 국세청장 자리에 올랐던 인사들은 막강한 권한만큼이나 부침이 심한 모습을 보여왔다.

국세청은 검찰청, 경찰청, 국정원 등과 함께 4대 권력기관의 하나로 불린다. 국세청의 수장인 청장은 1만6천여 명의 국세 공무원을 지휘하면서 나라 살림을 위한 재정을 조달하는 세정 집행의 최고 책임자다.

특히 법률이 부여한 과세권과 세무조사권 등 막강한 힘을 갖고 있어 그 지위만큼이나 항상 돈과 권력의 유혹에 노출돼 왔다.

이는 역대 국세청장들의 뒷모습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주로 개인적 영달을 위해 정치자금 모금을 주도하거나 권력의 강요로 기업들로부터 돈을 끌어모은 사실이 드러나 몸을 망친 경우가 많았다.

안무혁(5대), 성용욱(6대) 청장은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안기부장과 국세청장으로 재임하면서 불법 선거자금을 거둬 실형을 선고 받았다.

1988년 7대 서영택 국세청장이 국세청 출신 '문민청장' 시대를 연 이후에도 현 한상률 청장까지 국세청장으로 재임 경력이 있는 인사 9명(추경석 청장은 8.9대 역임) 중 6명이 퇴임 뒤나 재임 중에 자신의 행적 때문에 구속되거나 추문에 휩싸였다.

10대 임채주 청장은 불법 선거자금 모금 사건인 이른바 '세풍' 사건 때문에 구속돼 법정에 섰고 대규모 언론사 세무조사를 이끌었던 12대 안정남 청장은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영전한 지 23일 만에 부동산 투기와 증여세 포탈 등 부정축재 혐의로 물러나야 했다.

13대 손영래 청장은 2002년 선앤문그룹 특별 세무조사 추징세액 감축 지시, SK그룹에서의 수뢰 문제로 구속됐고 15대 이주성 청장은 프라임그룹으로부터 아파트를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됐다.

16대 전군표 청장은 부하직원으로부터 현금 5천만 원과 미화 1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현직 국세청장으로는 사상 처음 구속되는 '참상'이 빚어졌다.

이어 17대 청장인 한상률 청장마저 사실 여부를 차지하고 고가의 그림 상납과 인사 청탁 의혹에 휩싸이면서 불행한 국세청장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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