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경기 나빠지니 건강까지..' 위기의 우리 가장들

<8뉴스>

<앵커>

SBS 연중기획 '가족이 희망이다' 순서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건강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말들을 흔히 합니다만, 우리 가장들 그렇지가 못한 것 같습니다.

경기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한지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40살 김성태 씨는 일주일 전, 급성 위궤양으로 입원했습니다.

회사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술로 풀려했던 게 문제였습니다.

[김성태/급성 위궤양 환자 : 자금 상황이 많이 안좋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보다 더 많이 어려워졌죠. 술 마시는 시간도 잦고.]

광고 대행업을 하는 39살 김종대 씨도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머리카락까지 빠졌습니다.

[김종대/탈모환자 : 혼자 책임져야 될 부분들이 많고 그것이 스트레스로 직결이 되는 느낌이었고요.]

전문가들은 이처럼 경기와 건강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철우/소화기내과 전문의 :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질환들이 상당히 많이 증가되고 있고, 기존에 질환을 갖고 계시던 분들이 그런 질환들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IMF사태 이전인 95년에는 천명당 1.7명이었던 암환자 수가 IMF 직후인 98년에는 두배인 3.4명으로 증가했고, 고혈압 환자도 26.7명에서 44.7명으로 늘었습니다.

또 신경쇠약 환자와 소화성 궤양환자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건강에 적색 신호가 켜져도, 내색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에 있습니다.

직장생활 18년차인 박 모 씨는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간염환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습니다.

[박 모 씨/간염 환자 : '건강이 안 좋다'라는 것에 대해 많은 직장인들이 숨기고 있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생산직은 1년에 한번, 사무직은 2년에 한번씩 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는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 할 여유가 없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아 화를 키우고 있습니다.

[한광협/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의사 : 관리를 이제 정기적으로 받아야되는데 받지도 못하고, 갑자기 악화돼서 병원으로 와서 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되는 경우들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불경기일수록, 스스로 건강을 챙기려는 가장의 노력과 가족들의 보살핌, 또 무엇보다도 직장내 의무적인 건강검진을 더욱 강화하고, 어길 경우 회사를 엄하게 제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