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12일 아침 아프간 남부도시 칸다하르.
미르와이스 여학교 학생인 샴시아 후세이니(17)는 여느때처럼 등굣길에 올랐다.
여동생(14)과 함께 학교에 가던 샴시아에게 오토바이를 탄 한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학교에 가는 길이니?"라고 물으며 다가온 그 남자는 갑자기 샴시아의 부르카(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베일)를 잡아당기더니 그녀의 얼굴에 뜨거운 산성 물질을 뿌렸다.
산성 물질의 성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염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현지 경찰은 보고 있다.
이날 '염산 테러'를 당한 이는 샴시아를 비롯해 여학생들과 교사 등 15명.
특히 샴시아는 화상 정도가 너무 심해 외국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눈꺼풀 주변과 왼쪽 뺨 대부분에 흉터가 남았다. 최근에는 시력마저 나빠져 글을 읽는 것조차 힘든 상태다.
이날 공격은 여성의 교육에 반대하는 탈레반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탈레반은 집권 당시 공포정치로 악명이 높았다. 특히 여성에 대한 교육을 금지, 국제적 비난을 샀었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이번 사건이 있기 전 탈레반 세력이 이 지역에 들어왔고 현지 이슬람사원에는 "딸을 학교에 보내지 말라"는 포스터가 나붙었다.
탈레반 세력은 소녀들의 얼굴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겼지만 배움에 대한 열의를 꺾을 수는 없었다.
샴시아를 비롯해 부상을 입은 여학생들이 모두 학교로 돌아왔다. 심지어 이 학교에 다니는 다른 여학생들도 위협에 굴하지 않고 다시 학교에 나왔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부모님은 죽더라도 계속 학교에 가라고 말씀하셨어요"
샴시아는 "나에게 이런 짓을 한 사람들은 여성이 교육받는 걸 원치 않아요. 그들은 우리가 멍청하길 원해요"라고 말했다. 샴시아의 어머니도 이 지역 다른 여성들처럼 글을 읽거나 쓰질 못한다.
염산 테러가 있은 직후 며칠간 미르와이스 여학교 교실은 텅 비었다. 이 학교 교장 마흐무드 카다리는 학부모 회의를 소집했고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처음엔 겁을 먹었던 학부모들도 "딸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적들이 이기는 것"이라는 카다리 교장의 간곡한 호소에 하나 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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