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강릉 주문진에서 방파제를 거닐던 일가족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이 중 2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면서 너울성 파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방파제에서 산책하거나 낚시를 즐기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이날 오전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 북방파제 끝에서 산책 중이던 일가족 5명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할머니가 실종되고 6살과 4살 난 딸이 숨지거나 의식불명에 빠졌다.
동해안에서 복어회를 즐기고 나서 겨울 바다를 보려고 방파제를 산책하던 이 가족의 소박하고 평온한 행복은 순식간에 덮친 너울성 파도가 송두리째 앗아 가고 만 것이다.
이날 사고는 지난해 5월 4일 충남 보령에서 발생한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보령시 남포면 죽도 인근 방파제와 갓바위에서 낚시객 등 49명이 갑작스럽게 범람한 바닷물에 휩쓸리면서 일가족 등 9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방파제 안전사고 사상 최악의 규모로 기록된 이 사고도 집채만한 파도가 한가로이 휴일을 즐기던 관광객들을 순식간에 덮치면서 일어났다.
지난해 2월 24일에는 강릉시 안목항 방파제 끝 등대 부근에서 관광객 13명이 3~4m의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여성 관광객 등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이들은 방파제를 따라 산책을 하다 갑자기 밀려 온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변을 당했다.
당시 사고를 당한 관광객들은 "방파제를 산책하던 중 갑자기 성인 키의 2배가 넘는 큰 파도가 방파제 위까지 덮쳐 아수라장이 됐다"고 밝혀 너울성 파도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문제는 너울성 파도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동해안 방파제는 대부분 안전시설이 매우 허술하다는 점이다.
방파제마다 구명의는 비치돼 있으나 갑작스럽게 파도에 휩쓸리면 이용하기 어렵고,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지 않은 방파제가 적지 않아 너울성 파도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동해안의 각 시.군과 해경은 사고 예방을 위해 방파제 입구에 LED 전광안내판과 차단시설을 설치하고 기상변화에 따른 위험 여부를 수시로 안내하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관광객 스스로 방파제 주변에서는 언제 덮칠지 모르는 큰 파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사이 동해안 갯바위나 방파제 등에서 205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2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13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강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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