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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잠복된 내부갈등 불길 확산 조짐

원내지도부 책임론 비등…친이-친박 대립양상

한나라당이 쟁점법안 처리 이후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여야 협상과정에서 '쟁점법안 처리'를 외치며 원칙론을 고수했던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홍준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본격 제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파국을 막기 위한 여야 협상과정에서 일부 양보가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당내 진통이 수반될 것이라는 점은 예견됐지만 막상 후폭풍의 강도는 드세다.

◇확산되는 원내지도부 책임론 = 원내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첫 테이프는 차명진 대변인이 끊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차 대변인은 "지도부는 폭력소수의 결재가 있어야만 법안을 통과하겠다는 항복문서에 서명했다"고 공개 비판하며 대변인직 사퇴를 선언했다.

박희태 대표의 반려에도 불구하고 "국민앞에 사표를 낸 것"이라며 사퇴 의사를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친이계 모임들도 당 지도부의 책임 추궁에 나서고 있다. '함께 내일로', 국민통합포럼, 위기관리포럼, 현장경제연구회, 비례대표모임, 여성의원모임, 이공계모임 등 7개 당내 모임의 대표들은 이날 오전 연석회의를 갖고 원내지도부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함께 내일로'만 성명 발표를 한 데다 원내지도부의 자성과 대국민사과만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함께 내일로 ' 공동대표인 심재철 의원은 "사실상 원내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냐"는 질문에 "사퇴를 내포하고 있다"며 "차 대변인의 사퇴는 돌출행동이 아니다"고 말해 추가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아가 심 의원은 오는 14일로 예정된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의 금주중 개최를 요구하면서, 이 자리에서 다른 모임이 가세, 원내지도부 책임론을 제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들 모임에 참여하는 의원들이 100여명을 훌쩍 넘는다는 점에서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한 재선 의원은 "당이 그동안의 표류를 넘어 난파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고, '2차 입법전쟁'을 위한 전열 정비보다 내부 갈등을 치유하는 게 더 시급할 수도 있다.

홍 원내대표가 스스로 거취 표명을 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만약 홍 원내대표가 사퇴를 표명할 경우 비단 홍 원내대표 개인 뿐아니라 10명의 원내대표단과 임태희 정책위의장단을 중심으로 한 정책위의장단도 동반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적개편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원내지도부 옹호론 = 당장 홍 원내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에 대해 "진퇴문제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협상안에 대해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잇따라 추인을 받은 만큼 지금 와서 새삼 책임론을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에 대한 옹호론도 잇따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 와서 원내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대통령을 흔드는 것"이라며 "상대가 있는 국회에서 원하는 것을 100% 얻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고, 다른 초선 의원은 "홍 원내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일등 공신으로, 책임론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친이계의 한 핵심 의원도 "문제가 있다면 어제 의총에서 제기했어야 한다"며 "뒤에 와서 이렇게 하는 것은 비겁한 짓 아니냐"고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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