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청이 대로 주변 상가의 간판개선 사업을 추진하면서 멀쩡한 간판까지 강제로 철거해 물의를 빚고 있다.
7일 송파구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구는 작년 초 난립한 간판들을 정리해 '아름다운거리'를 조성하는 사업계획을 마련해 10월부터 이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구는 철거에 앞서 6개월여 준비기간에 사업자들에게 협조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는 '철거에 동의한 상인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용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간판을 철거하거나 철거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동의서에 서 명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올림픽로 주변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최근 송파구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허가기간이 남아있는 합법적인 간판은 많은 돈을 들여 설치한 사유재산으로, 법적인 절차를 거쳐야 철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 씨는 이어 "담당직원이 찾아와 철거동의서 서명을 집요하게 종용하며 영업을 방해하고, 동의해주지 않자 모욕적인 말까지 해댔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차례에 걸친 동의서 서명요구를 거부하자 공무원들이 옆 상가 간판을 뜯어낸다며 크레인을 부른 뒤 '민원을 넣든말든 마음대로 하라'고 소리치며 결국 강제 철거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박 씨는 "정말 그들이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맞는지 묻고 싶다"며 기막혀했다.
올림픽로 주변에서 장사하는 김 모 씨도 "디자인거리를 조성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사람들을 집단으로 보내 구청 스스로 허가한 간판까지 강제철거하도록 한 것이 옳은 일이냐"고 비판했다.
또 가락동에 산다는 주민 김 모 씨는 "간판정비사업의 취지는 좋지만 한 가게당 보조금을 100만 원 넘게 지급하면서 3천 개가 넘는 간판을 바꾸는 일을 지금 이 어려운 시기에 꼭 해야만 하는 일이냐"며 사업의 시의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송파구청 측은 "동의 없이 일부 간판을 철거하게 돼 심히 유감스럽다"며 "간판개선사업의 취지를 이해하고 동의해준 사람의 간판만 철거하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송파구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그런 민원들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며 "관련 민원들이 접수된 것은 맞지만 이미 원만히 합의된 사항이라 지금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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