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벌써부터 전날 합 의된 쟁점법안의 해석을 놓고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합의 처리'는 기본적으로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안건을 처리할 수 없다는 의미고, '협의 처리'는 여야 의견차가 있을 경우 최종적으론 다수결로 처리할 수 있다는 데에는 대체로 차이가 없다.
그러나 미디어 관련법과 금산분리 완화법, 사회개혁법 등 대부분 쟁점법안의 처리 방식인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를 놓고는 해석차가 뚜렷하다. '합의'와 '노력' 어느 쪽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뉘앙스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여야 합의를 위해 노력하되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물리적 충돌을 무릅쓰고라도 국회법 절차에 따라 다수결로 처리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한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서로가 합의하도록 노력하되 노력이 안되면 국회법 절차대로 가는 것"이라며 "협의처리는 표결해서 다수결로 처리해준다는 뜻이고, 합의처리는 다수결로 처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합의하기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봐서 안될 때는 물리적 충돌도 할 수밖에 업는 경우를 대부분 두고 하는 것"이라며 "노력해봐야 안되면 표결로 들어가는데 야당이 그때는 몸으로 막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처리니, 합의처리를 위한 노력이니 자구에 얽매이지 말고 야권이 민생경제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보여줘야 한다"면서 "우선 모든 안건을 상정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간을 두고 계속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이런 논란이 빚어지는 자체에 대해서도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대표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합의문 해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바로 합의를 해놓고 논란을 자꾸 만들어내는 것은 여당의 책무를 모르기 때문"이라며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여권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합의가 이뤄지면 빨리 처리될 것이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야가 계속 논의를 해야 하는 것이 국회법의 정신"이라며,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가 시간을 두고 계속 논의하자는 뜻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합의냐 협의냐가 규정력이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합의 처리'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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