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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한복판에 웬 텐트촌?…실직자들의 잠자리

<8뉴스>

<앵커>

최근 실업자 급증이 일본의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도쿄 한복판에는 직장을 잃고 떠도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단 텐트촌까지 생겼습니다.

도쿄 윤춘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최고의 숙박시설인 제국호텔의 바로 건너편 공원에 지난 연말부터 하나 둘 텐트가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서 해고돼 갈 곳 없는 실업자들이 잠을 자기 위해 모여든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계약직 사원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곧 잠자리를 잃는다는 것도 의미합니다.

텐트촌 실업자들은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준 새해맞이 떡을 받아들긴 했지만 불안과 불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텐트촌 실업자 : 떡 맛있네요.그러나 남들은 즐겁게 지내는 지금 저는 추위에 덜덜 떨면서… 이게 뭡니까 도대체.]

세끼 식사는 자원봉사자들이 제공하는 음식으로 겨우 때우지만 건강이 악화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몰려드는 실업자들이 5백 명을 넘어 텐트를 세울 공간마저 부족해지자 일본 정부가 공원 맞은 편에 있는 후생노동성 강당을 임시 주거 공간으로 제공했습니다.

[텐트촌 노숙자 : 텐트에 비하면 강당이 좋지요. 따뜻해서 잘 잤습니다.]

일본 정부는 도심 한복판 실업자 텐트촌이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철거하는 대신 도심 외곽에 긴급 구난 대피 시설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설도 오는 12일까지만 제공되는 것이어서 일자리와 잠자리를 다 잃은 실업자들이 도심 공원으로 다시 몰려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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