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죽었지만 기부를 통해 아들의 이름이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병으로 죽은 어린 아들의 이름으로 성금을 기부한 아버지, 자식들에게서 받아 한푼두푼 모아둔 용돈을 내놓은 할아버지, 할머니 등 세밑을 앞두고 훈훈한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서모씨는 지난 22일 아들 온휘(7)군의 이름으로 모금회 측에 50만 원을 전달했다.
온휘 군은 피가 멈추지 않아 작은 실핏줄이 터져도 사망에 이르게 되는 급성전격성간염에 걸려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평범한 회사원인 아버지 서씨는 본인의 이름 공개는 극구 사양하고 아들의 이름을 밝히는 것만 허락했다.
서씨는 "주변을 돌아보며 살라는 의미로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부로 아들의 이름처럼 세상에 온기(따뜻한 기운)가 휘날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모금회 측에 따르면 이달부터 진행된 모금 운동에 한푼 두푼 모은 용돈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선뜻 내놓은 노인들이 적지 않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서모(80) 할아버지는 올 한해 동안 구청에서 받은 월 1만 2천원의 노인교통수당과 월 1만 원의 장수축하수당으로 50만 원을 만들어 기탁했다.
또 양천구 목4동에 거주하는 윤모(72) 할머니는 자식들이 틈틈이 준 용돈을 쓰지 않고 모아뒀다가 50만 원을 기부했다.
윤씨는 "죽기 전에 좋은 일을 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식들이 알면 가슴 아파할 것 같다"고 익명을 요구했다.
신월1동에 사는 류건용(71) 할아버지는 "자식들이 힘들게 번 돈을 함부로 쓰기 미안했는데 좋은 일에 사용하게 돼 마음이 뿌듯하다"며 자식들로부터 받아 모은 용돈 100만 원을 모금회에 전달했다.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기부액만큼 온도가 올라가는 행복 온도는 29일 현재 전국 52.9도(모금 총액 1천289억 5천800만 원), 서울 44.7도(총 모금액은 95억 1천800만 원)를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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