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북핵 협상을 지탱해온 '힐-김계관 라인'이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가동될까.
미국의 차기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부 인선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북핵 6자회담의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어떤 역할을 맡게될 지, 특히 그가 계속 북핵 분야에 관여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국무부의 한반도 관련 정책의 실무 책임자인 동아태 차관보와 6자 수석대표 업무를 분리, 특사를 신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 동향을 보면 힐 차관보가 이 특사에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외교소식통은 27일 "오바마 진영이 선거 전부터 북핵문제 전담 특사를 두겠다고 공언했고 동아태 차관보가 북핵 문제에 메달리느라 다른 일들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됐었"면서 "미국이 북핵 특사를 따로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특사 후보로는 힐 차관보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힐 차관보가 특사를 맡게되면 이는 북핵 문제에서 이른바 '힐 이니셔티브'를 계속 발휘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힐 차관보는 6자 회담 고비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김계관 부상과 호흡을 잘 맞춰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처음으로 국제적 관심사가 된 것은 2005년 7월 9일 베이징에서였다. 당시 두 사람은 2004년 6월 3차 6자회담이 열린 이후 13개월 동안 공전됐던 6자회담 재개를 전격적으로 이끌어냈고, 이는 한반도 비핵화의 설계도로 평가되는 9.19공동성명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BDA(방코델타아시아) 사태'를 해결했으며, 2007년 2월 베를린에서 다시 전격적인 회담을 가진데 이어 2.13합의도 이끌어냈고 같은 방식으로 비핵화 2단계 시공서인 10.3합의도 도출했다.
지난 10월에는 힐 차관보가 평양으로 들어가 김 부상과 검증협상을 벌인 끝에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해제와 핵검증체계 합의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10월 초 북.미가 합의했다던 검증방안을 놓고 미국은 '시료채취에 합의했다'고 하고 북한은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흔들렸다.
결국 이달 초 열린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검증의정서 합의에 실패, 비핵화 2단계가 마무리되지 못한 채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 문제를 넘겨받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힐 차관보의 북한에 대한 오판과 독선적 대북협상의 결과라는 비판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전 과정을 놓고 볼 때 6자회담이라는 판을 깨지 않고 유지한 것 만큼은 공로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도 지난 16일 힐 차관보의 브리핑을 받고 이 같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미국내 기류가 힐 차관보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그가 다시 오바마 행정부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승부를 걸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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