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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성시의 경제학] 불황 녹이는 얼얼한 매운맛

얇아진 주머니 사정으로 스트레스 팍팍 오르는 요즘, 사람들에게 매운 맛집이 뜨고 있습니다.

화끈한 맛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그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사람들로 늘 북적이는 명동.

구불구불 찾아간 골목길에 60년 전통의 맛집이 있다는데.

가게 안이 북적북적! 아니, 이렇게 손님 끄는 음식이 도대체 뭔가요?

[낙지.]

[낙지볶음이에요.]

이 소박해 보이는 낙지백반이 바로 이 집을 60년 동안 지켜온 작품이라는데요.

[김혜숙 주부/서울 상도동 : 매운맛이 입에 짝짝 붙고요. 정말 감칠맛이 나고 맛있어요.]

달라도 뭔가 다르다는 이 맛.

거기에 하나 더, 단골손님 마음을 사로잡는 보너스는 바로 '추억'입니다.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은 매운 낙지볶음 한 접시에서 그 시절의 사랑과 추억을 만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우영/ 기도 부천시 : 20년 전부터 단골인데,얼마나 맛있다고….]

[김은주/경기도 의정부시 : 스무 살 때 먹던 그 맛 그대로예요.]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고 이어온 추억의 맛, 낙지볶음!

그 비법이 대체 뭔가요?

탱탱한 생물 낙지에 다시마, 대파, 양파, 멸치, 뱅어포 넣고 끓인 시원한 육수 붓고 마늘, 생강, 고추장, 양파, 고춧가루 넣어 달달 볶아 3분이면 완성되는데요.

한국 할머니의 매운맛! 바다 건너 찾아온 이방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았습니다.

[아산카/스리랑카 : 매운데 맛있어요.]

[노니/인도네시아 : 낙지 맛있어요.]

할머니에게 비법을 전수받아 2대 째 운영하고 있는 이 집의 매운 맛의 비법은 바로 고춧가루에 있습니다.

[유재순/식당 주인 : (할머니 때부터 쓰던) 충북에서 나는 청양고추는 (우리가 모두) 싹 쓸어와요. 그 맛으로 명동 할매낙지 매운맛을 낸다니까요.]

고집스럽게 매운맛을 유지하는 것이 곧 이 집의 경쟁력!

전통이 있는 맛이 계속되기에 할매 낙지집에는 불황이 없습니다.

서울 서초동 인적이 드문 한 주택가의 지하실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드는데요.

[무진장 매운 갈비찜 주세요.]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사람들이 먹는 건 바로 갈비찜.

그것도 무진장 매운 갈비찜입니다.

[김지은/서울 성북동 : 매운맛에 군침이 확 돌아요. 진짜 맛있어요. 스트레스도 다 풀리고요.]

[김돈기/서울 정릉동 : 처음에는 만만하게 봤더니, 점점 어질어질해요. 진짜 맛있어요.]

주방이며 홀이며 매운갈비찜 찾는 통에 정신이 없는데요.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이미 손님들로 초만 원입니다.

벽에는 온통 맛에 감복한 손님들의 메시지가 가득한데요.

'서울에서 이보다 매울 순 없다~'

'호러물 보다 무섭게 매워요~'

매운갈비찜, 각종 찬사들이 온 벽에 하나 가득입니다.

여기저기서 상상을 초월한 화끈한 맛에 사람들 속이 후끈 달아오르고요.

[원래 땀을 이렇게 안 흘리는데 많이 맵네요.]

중독성 있는 매운 맛에 아줌마 부대도 원정을 왔습니다.

[최영희/서울 양재동 : 여기 3년째 단골인데요. 친구들도 데리고 왔어요. (이 친구는) 구미에서 왔고요. (저 친구는) 용인에서 왔어요.]

프로 주부들의 까다로운 입맛 역시 반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이순이/서울 잠실동 : 양념이 너무 맛있어요. 이 집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 같아요.]

매운 맛 마니아들을 매료시킨 그 맛의 비결은 바로 양념장에 있었습니다.

여덟 가지 과일과 청양고추를 갈아 만든 양념이 실온과 저온을 오가며 장장 4개월간 숙성되면 파란 옷을 빨갛게 갈아입으며 특별한 양념장으로 탄생합니다.

새 빨갛게 탄생한 양념장을 여러 번 삶아낸 갈비에 붓고 끓여주면, 특유의 맵고 감칠맛 나는 매운 갈비찜이 완성되는데요.

맛있고 특이한 소갈비찜 1인분에 17,000원, 6년 째 그 가격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그 비결이 뭔가요?

[이춘풍/식당 주인 : 저희 (갈비찜 양념) 재료는 숙성을 시켜서 만들기 때문에 산지에서 쌀 때 대량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원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진정한 매운 맛을 위한 노력과 정성, 그것이 바로 이 집의 성공 비결입니다.

불황에 더욱 호황을 누리는 매운맛집.

맛을 위한 신념과 고집, 그 노력이 바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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