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사기를 벌이던 전화금융 사기단이 경찰관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덜미를 잡혔다.
22일 전남 화순경찰서에 따르면 화순읍지구대 민모 경위는 지난 19일 오전 9시50분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내용의 '이상한' 전화를 한 남성으로부터 받았다.
우체국 택배직원을 사칭하며 중국인 말투를 사용하는 문제의 남성은 "신용카드를 배달해야 한다. 그런데 혹시 카드를 신청하거나 남을 시켜 돈을 인출한 적이 있느냐"며 은근슬쩍 겁을 주기 시작했다.
민 경위는 이 전화가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라는 것을 직감했지만 오히려 "어제 쌀을 팔아 3천만원을 통장에 넣어뒀는데 큰일 났다"며 맞장구를 쳤다.
택배 직원으로 속인 남자가 전화를 끊자 이번에는 서울 서대문 경찰서 직원과 금융감독당국 직원을 사칭하는 남자가 차례로 전화를 걸어와 "계좌가 범행에 이용되고 있으니 돈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며 계좌번호를 불러줬다.
그러나 민 경위는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졌다"며 잠시 전화를 끊고 나서 화순경찰서 전담수사팀에 연락해 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이들이 알려준 계좌번호를 부정계좌로 등록하고 보이스피싱 수사를 위해 개설해 둔 통장을 이용해 1원씩을 이체했다.
사기단은 민 경위에게 전화를 건 지 6시간만에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K은행 현금인출기로 인출책 진모(20.여.중국인)씨를 보냈고 진씨가 돈을 인출하려는 순간 인근 지구대 경찰관들이 들이닥쳤다.
부정계좌로 등록될 경우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돈을 찾는 순간 인근 지구대에 바로 신고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경찰은 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진씨가 소지하고 있던 메모지의 계좌번호들을 토대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화순=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