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법안처리를 앞두고 주말인 21일에도 여야 대치상태가 이어졌다.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단독 상정한 데 대한 대응으로 민주당은 상임위원회 회의장을 사전 점거하면서 본격적인 '전쟁'에 앞서 진지를 구축한 형국이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민주당 전병헌 천정배 이종걸 장세환 최문순 의원을 비롯해 보좌진 30여명은 20일 밤 11시부터 회의장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궜다.
이들은 `방송마저 재벌줄래, 신문.방송법 개악반대', `댓글까지 처벌할래, 표현의 자유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문방위 회의장 복도 벽면에 붙인 채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이 22일 예정된 전체회의에 앞서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한 신문.방송법 개정안과 사이버 모욕죄 처벌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상정 등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한 것.
이와 함께 민주당은 문방위 뿐만 아니라 국회의장실, 정무위.행정안전위 회의장도 며칠째 점거 중이다.
민주당 문방위 소속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입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장악 7대 악법을 국회에 제출해 이를 다수의 힘으로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소수 야당으로서 매우 고통스러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으며, 거대 여당에 대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전체회의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문방위 국회 사무처 직원들은 비상 출근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정무위의 경우는 지난 11일부터 금산분리 완화와 관련된 금융지주회사법과 은행법 등을 반대하는 민주당 홍재형 이성남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과 보좌진 등 30여명이 진을 치고 있다.
또 행안위에도 민주당 강기정 최규식 의원과 보좌진 등 20여명이 회의장 안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22일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복면 착용을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 등을 상정하는 데 대비하고 있다.
여야는 이런 가운데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비방전도 병행했다.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달동네 철거반처럼 해머와 전기톱으로 외통위 회의장을 초토화시켰던 민주당이 이제는 점령군처럼 의장실과 상임위장을 점거하고 있다"며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으며, 의사일정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적 상황은 민생관련법은 없고 오직 이념법안만 갖고 갈등을 일으키는 정부여당발 책임"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장관과 신설 정무차관직을 하려고 충성심에 눈이 멀었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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