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계의 양대 산맥인 KT와 SK텔레콤이 새로운 사장을 모시고 새해를 시작한다.
통신업계는 KT가 이석채(63)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사장후보로 영입한데 이어 SK텔레콤이 최태원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만원(56) 사장을 수장으로 받아들인데 대해 적잖이 긴장하는 눈치다.
내년은 전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돼 경영환경이 불투명한데다 주파수 경매제 실시, KT-KTF 합병, 와이브로 음성서비스 허용 등 통신시장을 뒤흔들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어 양사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T의 이석채 사장후보와 SK텔레콤의 정만원 사장은 공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 사장 후보는 행시 7회로 30년 가까이 공직에 있으면서 대통령 지역균형발전기획단 부단장,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농림수산부 차관, 재정경제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반면 정 사장은 행정고시 21회 수석합격자로 문교부와 동력자원부를 거친뒤 통상산업부 구주통상과장을 끝으로 94년 유공에 입사, SK 고객사업개발본부장, SK텔레콤 무선인터넷사업부문장, SK 전무, SK글로벌정상화추진본부장 겸 에너지판매부문사장, SK네트웍스 사장을 지냈다.
이 사장 후보는 해박한 경제이론과 명쾌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업무추진력과 소신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또 정부 각 부처에 인맥이 두텁다. 통신이 규제산업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와 KT의 밀월관계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이같은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고심끝에 정 사장을 SK텔레콤 사장으로 낙점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한다. 조용한 일처리가 돋보이는 김신배 전 사장보다는 SK글로벌 사태때 보여준 정 사장의 리더십과 돌파력이 향후 KT와의 경쟁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독립회사 체제로 전환한뒤 다소 어수선한 SK텔레콤의 조직분위기를 추슬러 내부역량을 결집하고 조기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도 정 사장의 역할이 요구됐으리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시장의 재편이 예고되는 내년 경쟁상황에서 한발 물러서면 끝이라는 인식이 시장 전체에 퍼져있다"며 "자칫 현안에 따라 두 회사간의 치열한 싸움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두 수장이 서열을 강조하는 관료사회의 선후배인만큼 경쟁보다는 조화와 배려를 통해 보이지 않는 생존경쟁을 벌일 가능성을 점친다.
관료출신의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통신업계는 이권이 걸려있을 때마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벌여왔다"면서 "두 사람 모두 새롭게 수장직에 오른만큼 밖에서의 싸움보다는 내부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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