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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0년을 한결같이 사랑의 자선냄비 봉사

<8뉴스>

<앵커>

연말이 되면서 곳곳의 빨간 구세군 자선냄비가 마음을 훈훈하게 달궈주죠.

이 빨간 냄비와 함께 50년 넘게 봉사를 해온 김석태 옹을 주말 인터뷰에서 이주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서울 외곽의 한 지하철역.

한국 전쟁 직후에 구세군 자선냄비 활동을 시작했던 서른 살 청년은 어느덧 팔순 노인이 됐습니다.

김석태 옹은 지난 52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사랑의 종을 울렸던 구세군 자선냄비 활동의 산 증인입니다.

[김석태/82세 : 56년 12월에 어떻게 그렇게 추웠는지. 그 때만해도 동전 십원짜리 넣는 때 아닙니까? 저녁이 되면 무거워서 가지고 들어오기 어려울 정도로 동전으로 꽉 채워진 그 때에요.]

1865년 런던에서 창립된 기독교의 한 교파로 누구나 평등하게 제복을 입는다는 군대식 조직인 구세군이 한국에서 자선냄비 모금을 시작한 건 1928년.

[김석태/82세 : 옛날 처음에는 아마 이런 식으로 우리가 만들었다가 조금 더 이렇게 발전하고.]

80여 년 가깝게 흐르는 동안 자선냄비 모양도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바뀌지 않은 것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봉사의 마음입니다.

[김석태/82세 : 금년에 구세군이 30몇 억을 목표로 세웠지만 그 30억이 그렇게 중요한 것 아니에요. 국민들 마음 속에, 어려울 때니까 자선냄비를 통해서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IMF 때도 목표이상 달성했어요.]

자선냄비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을 물었습니다.

[김석태/82세 : 광화문에서 할 적에 아침에 자선냄비를 열심히 하는데 옆에서 스님도 자선냄비를 열심히 하더라고, 그런데 마지막에 스님이 바가지에 있던 돈을 자선냄비에 바로 다 쏟아넣고 가더라구요. 난 처음에는 걱정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부끄러움을 느꼈어요.]

평안남도 영원 출신인 김 옹은 6·25 때 인민군에 징병 됐다가 9·28 서울 수복 때 포로로 잡혔습니다.

전향한 혈혈단신의 김 옹은 국군으로 3년을 복무하고 구세군 사관학교에 입교해 80년대에는 구세군 한국 사령관까지 지냈습니다.

김 옹은 곧 부인과 함께 구세군 노인복지시설에 들어가 자선냄비 봉사를 계속하며 여생을 보낼 예정입니다.

[김석태/82세 : 대단히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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