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민생·치안 대책'을 내놓은데 이어 19일 검찰이 구체적인 사건 처리 기준을 마련함에 따라 실제로 누가 어떤 범죄에서 혜택을 받을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내년 1월 1일부터 6개월 간 생계형 범죄자에 대해서는 벌금을 깎아주거나 분납·납부연기를 확대하는 '탄력적 양형기준제'를 시행한다.
특히 취업을 원하는 생계형 범죄자에 대해서는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하면서 기소를 유예해주는 '직업훈련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검찰이 탄력적 양형기준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벌금조차 가계에 부담이 되거나 노역장으로 갈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이 큰 생계형 범죄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건처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해 11월 현재 노역장 유치자는 모두 3만 3천895명이고 벌금액은 3조 800억 원에 이르며 벌금 분납 신청은 2006년 1만 67건, 2007년 1만 1천750건, 2008년 1만 2천94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자리가 없어 생계조차 위협받는 서민들의 경우 벌금을 낼 돈이 없다는 이유로 교도소 노역장에 유치하는 것보다는 벌금 분납이나 납부 연기 등의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날 발표한 탄력적 양형기준 적용 대상자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자, 의료급여 대상자, 장애인, 본인 외에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자, 장기 치료를 요하는 자 등 경제 사정이 대단히 어려운 경우이다.
검찰은 특히 벌금 납부 가능성, 노역장 유치 타당성 등을 고려해 필요시 벌금을 2분의 1에서 3분의 1로 감경해 구형하되 기초생활수급자는 원칙적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깎아 구형하기로 했다.
적용 대상 범죄는 ▲도로교통법 위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 경미한 행정법규 위반 등이다.
물론 해당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무조건 벌금이 감경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타당성을 판단한 뒤 제한적으로 적용을 한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으로 도로교통법을 어겼을 경우 벌금이 감경되지 않지만 노점상이 도로에 물건을 적치해 놓아 도로 통행을 방해했을 경우에는 벌금이 감경될 수 있다.
노점상이나 소규모 음식점이 식품위생법 등 경미한 행정 법규를 위반했을 경우나 생계를 위해 이사를 가며 거주지 이전 신고를 하지 못해 예비군 훈련에 불참하는 경우에도 벌금 감경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검찰은 그러나 벌금을 감경해준다는 의미가 형을 감경해주는 것이 아니라 구형을 감경한다는 의미인 만큼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벌금을 즉시 완납할 수 없는 생계곤란자, 병자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1차적으로 6개월간 벌금 분납 및 납부 연기를 허용하고 사유가 소멸되지 않으면 3개월간 추가로 허용해줄 방침이다.
검찰은 이밖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재범가능성이 없는 경우 노동부 등과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한 뒤 직업 훈련의 기회를 주고 기소를 유예하는 '직업훈련조건부 기소유예'도 추진하기로 했다.
검찰은 그러나 대상 범죄와 사유가 구체적으로 제시될 경우 피의자들이 감경을 믿고 '스스럼 없이' 범행을 저지르는 등 도덕적 해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감경 기준 제시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은 포괄적인 기준이 제시돼 있다고 할 지라도 감경 여부는 담당 검사가 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을 하는 것인 만큼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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