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보름째 먹고 자는 것도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니지만 편안한 곳으로 보내 주지 못하는 것도 시신에 대한 예의는 아니죠"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가 일어난 지 보름이 다 돼 가고 있지만, 장례와 보상절차가 논의조차 안 되고 있어 유가족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희생자 7명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이천시 백사면 조읍리 효자원 장례식장에서 2주일째 동생 웅원(23) 씨의 빈소를 지키는 김유미(27.여) 씨는 19일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조문객의 발길이 뚝 끊겨 유가족들만 남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효자원 측에서 일반인 상주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달라고 해서 1층에 빈소를 마련했던 유미 씨 가족 등 희생자 4명의 가족은 3층으로 빈소를 옮겨야 했다.
이곳에서 유미 씨와 부모, 숨진 동생의 100일 지난 딸과 올케 등 8명은 조리기구를 가져와 밥도 해먹고 컵라면으로 허기를 때우기도 한다.
2주 가량 효자원에서 생활한 비용이 유가족 1명 당 1천만원 가까운 돈이 나왔지만 이 비용을 해결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이천 코리아2000 냉동창고 참사 때는 이천시가 합동분향소 비용을 정산한 뒤 코리아2000에 비용을 청구했지만 이번에는 시가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은 답답한 마음에 18일 이천시를 찾아갔지만 "시에서는 해줄 게 없다. 장례도 유가족이 알아서 해야 한다. 법적으로 싸워서 보상금을 받아내라"는 말만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유미 씨는 "사고 첫날 시에서 '장례와 보상비 협상 중재도 해주고 최대한 유가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는데 지금와서 발뺌을 하고 있다"면서 "언제 장례를 치르고 장례식장을 벗어날 수 있을지 암담하다"고 하소연했다.
유족공동대표 손창규 씨는 "그저께 물류창고 임대회사인 GS리테일의 상무가 와서 조문하고 위로금을 주고 갔다"며 "사고 책임이 없는 사람도 조문하는데 사고책임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는 업체에서는 아직 한번도 조문하러 오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경찰이 창고관리업체, 용접작업업체, 창고 소유자 등에 대한 수사를 벌여 용접공 등 3명을 구속하고 8명을 입건, 조사중이지만 누구도 책임자로 나서 장례 및 피해보상 협상을 하지 않고 있어 유가족들의 고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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