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동반 경기침체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였던 유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내년에는 더욱 점치기 힘들어졌다.
세계 유수기관들의 경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는데다 국제유가 결정과정에서 투기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전망치가 극단적으로 벌어져 말 그대로 '제멋대로'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에너지 분석기관인 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소(CERA)는 내년 중동산 두바이유의 연평균 가격이 기준 시나리오 하에서 배럴당 66달러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40달러 초중반대를 오가는 두바이유 가격보다 한참 높은 것이다.
CERA는 수요가 줄어드는 저유가 시나리오 하에서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45달러선까지 내릴 것으로 봤지만 고유가 상황에서는 79.75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해 지난 3일 전망치를 내놓은 미국 석유산업연구소(PIRA)는 내년 두바이유 연평균가(기준 시나리오)가 배럴당 54.93달러선일 것으로 전망해 CERA와 10달러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지난 16일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제운용계획상 두바이유 가격 전망치도 배럴당 60달러 내외로, 이들과 또 상당한 차이를 보여 말 그대로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이다.
국내 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내년도 두바이유 전망치로 배럴당 66.6달러선을 제시해놓고 있으며 4.4분기에는 71달러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 CERA와 유사한 수준이다.
다른 유종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다. 다소 극단적 전망치를 내놓는 것으로 잘 알려진 영국 런던 소재 세계에너지센터(CGES)는 지난 15일 발표된 유가전망에서 북해산 브렌트유의 내년 평균 가격이 1분기 배럴당 34.30달러까지 급락하고 연평균으로도 41달러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고유가 국면이 전개되더라도 연평균 전망치가 57.80달러에 머물고 저유가 시나리오 하에서는 36.30달러까지 밀릴 것으로 이 연구소는 예측했다.
하지만 같은 브렌트유에 대해 CERA는 기준 시나리오 하의 전망치로 CGES 전망치보다 70% 이상 높은 배럴당 70달러를 예상했다.
국제 원유시장에 영향이 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전망치(기준유가 시나리오)도 엄청난 편차를 보여 PIRA가 WTI 연평균 가격으로 58.25달러, 9일 발표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51.17달러를 제시한 반면, CERA의 전망치는 무려 71달러에 달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데는 기본적으로 석유 수요의 바탕이 되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자체가 힘든 것이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10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예측치를 3.0%로 발표했다 11월 2.2%로 대폭 낮춰잡았다.
하지만 지난 9일 세계은행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0.9%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IMF도 기존 전망치의 추가 하향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배럴당 100달러를 훨씬 웃도는 초고유가 상황이 전개되는데 투기자금의 유입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요 기관들도 내년 유가를 가늠하기가 극히 힘들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유가 전망치가 기관별로 이렇게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흔치 않은 상황"이라며 "그만큼 현 국면에서 유가를 전망하기가 어렵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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