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에 망치 '6시간의 혈투'…국회는 전쟁터

<8뉴스>

<앵커>

오늘(18일) 국회는 영낙없는 전쟁터 였습니다. 들어가려는 쪽은 해머에 전기톱까지 동원했고, 막는 쪽은 소화기를 쏘며 진입을 저지했습니다. 아수라장 국회의 오늘 하루를 시간대 별로 정리했습니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아침 일찍 외교통상위 회의장을 점거한 뒤 문을 걸어 잠그자 허를 찔린 야당 의원들이 달려오면서 충돌이 시작됐습니다.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150여 명이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며 문을 밀기 시작합니다.

오전 9시 반, 문을 부수기 위해 대형 해머까지 동원됐습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보좌진과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따라 동원된 국회 경위들이 민주당측과 육탄전을 벌입니다.

마침내 민주당측이 문짝을 뜯어내는데는 성공했지만, 40여 명의 경위들이 회의실 안쪽에 집기로 바리케이드를 쳐 진입을 막았습니다.

[정진석/한나라당 의원 : (어디다 대고 욕설이야!) 빨리 나와!]

소화전 호스를 가져다 회의장에 물세례를 퍼붓고, 전기톱까지 동원됐습니다.

회의장 안에서는 소화기를 뿌리며 저항했고 회의장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12시, 여야 원내대표가  현장에 나와 긴급 협상을 가졌지만, 몸싸움에 휩쓸려 소득없이 끝났습니다.

오후 1시40분 회의 예정시각 직전,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문학진/민주당 의원 : 아니 외통위원도 못들어가게 하니, 이게 무슨 짓이야!]

오후 2시 정각, 한나라당 외통위원 11명이 3분만에 단독으로 FTA 비준안을 상정한 뒤 당직자들의 호위속에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6시간의 혈투는 끝났습니다.

뒤늦게 회의장에 들어선 야당 의원들은 날치기 상정은 무효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고 일부 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명패를 내팽개쳤습니다.

[이정희/민주노동당 의원 : 한나라당 명패 다 가져와!]

양측에서 10여 명의 부상자가 나올 만큼 국회의 권위는 커녕 최소한의 체면도 내던져버린 난장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