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평가의 진실 찾아 삼만리.
제가 한창 수습이던 시절.
홍대 미대 실기에서 '뿅뿅' 학원이 전날 연습한 석고상과 정물이 나와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미술학원이 없는 동네에서 자란데다가 예술적인 감각이라고는 도통 찾아볼 수가 없는 저인지라, 미술학원 취재를 갔을 때 왠지 모를 답답함에 사로잡혔었던 기억.
한 달 전에는 홍대 판화과의 유명한 교수가 자신들의 동료 교수들의 비리 백태에 대해 용감히 발언하고 나선 적도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돈 보따리를 싸 들고 와서 청탁을 하는 어머니부터, 자신의 아들을 잘 봐달라고 민원을 넣었다는 교수까지.
이러나 저러나 홍대 미대의 올해 입시를 바라보는 눈이 좋지 않은 터라, 홍대 미술학원이 올해는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몰래카메라를 들고 제 밑에 있는 후배들과 학원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몽타주가 부쩍(?)어려보이는 후배는 고3인 것처럼, 다른 후배와 저는 직장 그만두고 가슴 한 켠에 남은 예술혼을 불태우고 싶어하는 사람처럼, 학원들 돌아다닌지 며칠.
상담원들과 낯이 익자, 교수평가 얘기가 어렵지 않게 흘러나옵니다.
아 참. 여기서 교수평가란, 현직 대학교수들이 사설 학원에 나와 그 학원의 수강생들 그림을 봐주고 이러쿵 저러쿵 평가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 교수들이 올해의 출제위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당연히 금지된 행위죠. 반칙이니까요.
그런데 학원들은 너무나 당당합니다.
B학원: "여기 있는 규모 있는 학원들은 다 해. 학원비는 198만 원."
집요하게 교수진을 캐묻자 학교와 과, 이름 첫 글자까지는 알려줍니다. 이름을 알아내지 못해서 아쉽지만 일단 학교로 향했습니다.
계속되는 입시 부정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학교 측에서는 " 한번만 더 걸리면 교수직 내놔야 할 판에 학원 나가는 정신머리 없는 교수가 있냐"며 반문합니다.
학원에서는 현직 교수들이 나온다며 고액의 수강료를 받고, 학교에서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서고.
기가 더욱 막히는 것은 그런 진실게임 속에서 수강생들은 올해도 유명 미대의 합격을 바라며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계속 그림을 그리는 강행군을 돈 2백씩 내가면서 하고 있는 수강생들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합격하고 싶어하는 대학.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내 자식. 내새끼가 성공하길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뒷바라지 하는 부모.
미래의 피카소가 교수가 찍어준 문제로 대학을 가야만 하는게 현실이라면 너무 슬프지 않겠어요? 그림에 대한 그 정성과 그 소망이 자라서 멋진 예술가를 만들 수 있게, 그 마음들을 시커멓게 물들이는 행위는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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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07년에 입사한 SBS 사회2부의 새내기 최고운 기자는 늘 밝은 웃음으로 사건팀에서 '비타민'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험한 사건사고 현장을 누비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잃지 않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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