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만나다." 두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인케코퍼레이션의 전하진 사장을 만났습니다.
===================================================
많은 분들이 전하진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직도 그가 한글과 컴퓨터의 CEO였던 2001년을 기억하실 겁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당시 담당기자로서 한글과 컴퓨터 회사를 출입하면서 전하진사장과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2001년 9월 26일 전하진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전하진 사장을 다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깔끔한 검정색의 스웨터와 바지를 입은 전하진 사장이 저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약속 시간보다 늦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는 전사장을 만나기 위해 저는 전사장 사무실 밖에서 10여분 전부터 약속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과거보다 약간 살이 빠진 모습이었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전사장은 전국을 돌며 강의를 하고 책도 쓰면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전사장은 언론에 워낙 많이 노출된 인물이기 때문에 전사장을 모른다면 의심을 받을지도 모를 것입니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과거 금성사 컴퓨터 사업부 출신입니다. 직장생활 때부터 '아이디어 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전 사장은 지난 1985년 '픽셀시스템'이란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이후 1998년엔 한글과 컴퓨터 사장으로 취임해, 쓰러져가던 회사를 살렸습니다. 그의 기획력과 마케팅 파워가 높이 평가받으면서 2001년 네띠앙 대표이사로. 지금은 인케코퍼레이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인케코퍼레이션(INKE Corp)은 48개국에 지부를 두고 국내 벤처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해주는 곳입니다. International Network of Korean Enterpreneurs의 약자로 우리말로 해석하면 한민족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입니다.
잠자는 것을 취미로 하고 헬스를 즐기는 그는 아직 건강에는 자신 있다고 말했습니다.
커피 한잔을 놓고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다음은 전하진 사장이 답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군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인터넷이 이젠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됐다. 이렇게 인터넷이 생활화가 된 것은 20년도 안됐다. 인터넷은 매우 파워풀한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더 파워풀 해질 것이다. 과거 신기술이 등장하고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30년이 필요했다. 30년이란 시간은 너무 길다. 30년이란 시간 사이에 또 다른 신기술이 나올 수 있고, 결국 이전에 나온 기술은 자리를 잡지도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다이얼패드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2000년 다이얼패드가 출시됐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통화품질이 떨어지고 수신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 때문에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렇지만 지금 인터넷 환경은 변했다. 다이얼패드 보다 성능과 기능이 뛰어난 스카이프를 비롯해 갖가지 인터넷 전화가 등장했다. 또 빠르게 우리 생활에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전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위에서 잠깐 이야기 했지만 과거 다이얼패드는 성공하지 못했고, 현재 스카이프나 인터넷 전화가 확산되고 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인프라다.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신 기술을 지원해줄 수 있는 인프라가 너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다이얼패드는 정말 뛰어난 기술이었다. 소비자는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공짜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원활한 통신을 지원해주는 인터넷 인프라가 아직 자리 잡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을 보면 그때와 너무 다르다. 속도가 늘어났고 전달되는 용량도 크게 늘어났다. 이런 환경 속에서 스카이프는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만일 다이얼패드가 지금 나왔더라면 시장 반응은 과거와 크게 다를 것이다. 정말 아쉬운 일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만든 기술과 제품이 성공할 수 있도록 사이드, 즉 인프라가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 한국 IT의 전망은?
"기업인들의 머릿속에 있는 갖가지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인프라가 만들어져야 한다. 정부는 이 인프라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단순히 돈을 주는 것으로 끝나면 안된다.
요즘 SBS TV에서 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 “스타킹”이 좋은 예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 것이다. 시청자의 시선을 잡는 것은 그 자리가 아니라, 재능을 갖고 출연한 일반인이다. 이런 환경이 필요하다.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은 것이다."
◆ 후배들에게 한마디..
"고생하는 사람은 실패자가 아니다. 고생하면 할수록 배우는 것이 많다. 고생하면서 배우기 위해서는 생존력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파워가 생긴다. 자리가 주는 안정감은 이제 없다.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성장해야 하는데, 요즘 학생들은 책만 보고 공부만 하다 보니 시야가 좁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다.
또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환경에서 성장한 학생들을 보면 '안정된 직장'만 찾는다. 근데 안정된 직장이라는 곳이 있는가? 없다고 본다. 안정된 직장이라고 믿고 입사했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충격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수밖에 없다. 도전과 자립심이 필요하다."
◆ 실패와 성공의 정의?
"성공은 자신만이 갖고 있는 목적을 달성할 때 얻는 그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돈과 명예를 얻으면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어릴 때부터 성공의 정의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의 실패란 '러시아룰렛'과도 같다. 한순간의 운에 따라 성공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무섭다.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운이 없으면 망한다는 뜻이다. 이런 환경이 변하길 바란다."
◆ "전사장님은 성공하셨나요? 아니면 실패하셨나요?"
"난 원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난 지금 긴 race 또 많은 race에서 뛰고 있다. 이런 긴 race에서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내가 죽을때나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시간 정도의 인터뷰 가운데 그의 마지막 한마디가 기억에 남습니다. "죽을때나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렵게 시간을 내주신 전하진 사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