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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시인(詩人)' 탄생에 관심 집중

미국의 시인들이 내년 1월20일 버락 오바마 당선자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언어의 마술사로 알려진 오바마 당선자가 취임 선서 무대에 시인을 초대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에서다.

민주당 출신인 존 F. 케네디와 빌 클린턴이 대통령 취임식에 시인을 초청한 것도 이들의 기대를 고조시키는 요인이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측도 "모든 종류의 예술을 아우르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해 시인의 참석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라고 11일 AP 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시단의 관심은 누가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아 시를 낭송하는 영광을 안느냐에 쏠리고 있다. 현재 후보로는 필립 레빈과 로버트 핀스키가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레빈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도시 빈민 출신으로 노동자들의 고통스런 삶을 시로 조명하는 데 천착한 점, 세차례 미국 계관시인을 지낸 핀스키는 '애송시 프로젝트'를 만드는 등 시의 대중화에 힘쓴 공로가 평가받고 있다.

보스턴대 교수로 문학평론가로도 유명한 핀스키는 특히 한국에 대해 인상기를 썼고 2006년 만해대상 문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우리 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이들 외에 재즈의 음률을 시로 표현한 유세프 코뮤냐카와 현 미국 계관시인인 케이 라이언도 후보에 올라 있다.

이들에게서 공통적인 점은 중서부 출신의 흑인인 오바마 당선자의 개성과 어울린다는 것.

오바마 당선자가 취임식에 시인을 초대하면 곁에서 역사적인 대통령 취임선서를 지켜보는 시인은 4명으로 늘어난다.

1961년 1월20일 당시 86세의 노구를 이끌고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20세기 미국의 대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처음이었다.

케네디와 같은 뉴잉글랜드 출신으로 '케네디의 시인'으로도 불리는 그는 "조국이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수 있는지를 물어라"는 케네디의 유명한 취임 연설 직후 케네디의 소개로 연단에 올랐다.

프로스트는 케네디를 위해 '봉헌'이라는 시를 지었으나 눈 덮인 의사당에 반사된 햇빛 때문에 시를 읽을 수가 없어 즉석에서 1942년에 쓴 '아낌없이 주는 선물(The Gift Outright)'을 암송했다.

93년 클린턴 취임식에서는 알렉스 헤일리의 TV 드라마 '뿌리'에서 쿤타킨테의 할머니로 열연한 흑인 시인 마야 안젤루(Angelou)가 '아침의 맥박'을 낭송했다. 이어 4년 뒤 클린턴 2기 취임식에는 아칸소주 출신인 밀러 윌리엄스가 '역사와 희망에 대해'를 낭송했다.

앞서 지미 카터의 77년 취임식에는 시인이 초대받지 못한 대신 제임스 디키가 대통령 취임 전야제에서 '들판의 힘'을 낭송했다.

그렇다면 왜 전직 대통령들은 시인을 문전박대했을까. 63년 케네디가 암살되자 대통령직에 오른 린든 존슨은 백악관을 찾은 한 시인이 베트남전을 비판한 데 격분, 참모들에게 "시인과는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 앞으로 내게 시인을 데려오지 말라"고 엄명을 놓았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2001년 취임식에 시인을 초대하지 않았던 현직인 조지 부시 대통령의 경우 독서광인 아내 로라 부시 여사가 2003년 백악관에서 '시와 미국의 목소리'라는 문학 포럼을 열려다 시인들이 이라크전에 항의하는 행사로 삼으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취소하는 등 시와는 인연이 없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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