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에 대한 형사항소심이 사고발생 1년여만에 쌍방과실 인정으로 마무리되면서 이제 관심의 초점이 피해배상으로 옮아가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인 대전지법 제1형사부는 1심에서 무죄였던 홍콩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 선장과 당직항해사, 법인에 대해 10일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마찬가지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삼성크레인 선장에 대해서도 유죄가 선고됐으며 예인선장 2명 역시 감형만 이뤄졌을 뿐 유죄는 그대로 유지됐다.
결국 최초 충돌과 이후의 기름유출에 따른 해양오염과 관련해 1심 재판부는 모든 책임을 예인선단에 물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유조선쪽에도 일부 과실이 있으며 특히 부적절한 방제조치로 기름유출을 가속화한 책임은 유조선쪽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당일(작년 12월7일) 유조선 당직항해사가 경계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유효적절한 피항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충돌 이후에도 선장 등은 기름탱크에 폭발방지용 불활성 가스를 주입해 유출을 가속화했고 최초 충돌 후 3시간30분이 지나서야 기름 이송작업을 시작했으며 유조선 선체를 확실히 기울여 기름유출을 막는 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판결이 배상 주체나 규모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유조선측은 피해배상 책임을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과 상법 규정에 따라 선주상호(P&I)보험 가입한도 이내로 제한해 달라며 서산지원에 '선주책임제한절차 개시신청'을 제기해 놓은 상태인데 유조선측에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한 기각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선주책임제한절차 개시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피해 주민들은 채권신고(개시결정 후 90일 이내)와 조사(1개월) 등 절차를 거쳐 1천300억원의 책임한도액 내에서 배상을 받게 된다.
이를 초과하는 부분 가운데 최대 3천216억원까지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Fund)이 추가로 배상하게 되는데 IOPC가 지난 10월 발표한 이번 사고의 추정 피해액이 최소 5천663억원, 최대 6천13억원에 이르는 만큼 IOPC펀드의 추가 배상이 이뤄지더라도 완전배상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충분한 배상을 받지 못하는 피해주민들에 대해서는 특별법에 따라 IOPC가 인정한 사정액 범위 내에서 정부가 보상을 하게 되며 이후에는 정부가 삼성중공업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5월 태안주민 5천392명이 정부와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은 그동안 2차례의 준비기일만 진행됐을 뿐이고 주민 6천862명이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총 205억9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생계비 지급 가처분 신청은 아직 심리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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