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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다리 짚었네'…해외금융주펀드 나락으로

수익률 해외주식형보다 못해, 회복도 불투명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며 성급하게 해외 금융자산 투자에 나선 글로벌 금융주펀드들이 장기화하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막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의 잇따른 대규모 구제금융안에도 씨티그룹 등의 부실자산 문제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수익률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회복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6일 펀드 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씨티그룹을 비롯해 JP모건체이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주요 투자은행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인 '한국월드와이드월스트리트투자은행'은 1개월 수익률이 5일 기준 -22.75%로 악화됐으며, 1년 수익률은 -62.18%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해외주식형펀드 773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 -3.87%나 1년 평균 수익률 -54.27%에도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다.

올해 2월과 3월 출시된 '하나UBS글로벌금융주의귀환주식'과 '삼성글로벌파이낸셜서비스주식종류형'도 1개월 수익률이 각각 -17.07%와 -10.03%로 부진하며, 9월 초 출시된 '피델리티글로벌금융주종류형주식'도 1개월 수익률이 -14.56%로 저조하다.

이들 펀드는 올해 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미국 금융회사들의 주가가 급락하자 미국 금융자산을 헐값에 인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투자에 나서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움직임이 일면서 주목을 받았다. 발 빠른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미국 투자은행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들이 앞다퉈 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을 계기로 잡히는 듯했던 금융위기의 불길이 더욱 거세게 번지면서 이들 펀드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올해 1월 메릴린치에 20억달러의 지분투자를 했던 한국투자공사(KIC)는 지난 10월까지 6억5천만달러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KIC는 금융위기를 미국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투자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해소되고 경기침체에서 회복된다면 미국 등 해외 금융자산에 투자한 펀드들도 언젠가 회복되겠지만, 단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신규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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