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자신을 낳은 시인조차 시로 만들어버린다. 나는 내가 한 편의 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예감을 지금도 갖고 있다."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시인 고은씨가 2일 서울대에서 가진 등단 50주년 기념 특별강연에서 반세기에 걸친 시인생활을 정리하며 이 같은 소망을 피력했다.
'처음으로 만난 시 - 50년 나의 삶'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고은 시인은 시를 '생명의 본성이 불러온 우주의 울음'이라고 정의하며 시의 생명력과 존재의 신비로움을 예찬했다.
그는 "어릴 때 서당에서 훈장으로부터 시경 몇 줄을 배운 것에 불과했던 내가 시라는 것을 접하게 된 때는 중학교 입학하면서부터였다"며 "그때 처음 읽은 시가 이육사의 '광야'였는데 아직도 내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인은 "한국 근대시의 시초인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발표된지 이제 100년이 됐는데 내가 그 가운데 절반인 50년간 시인생활을 했다"며 반세기나 지속된 '시와의 동거'를 회상했다.
그는 그러나 "그 50년이 나의 내일을 강박할 아무 이유도 없다"며 앞으로도 활발한 창작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피력했다.
고은 시인은 1시간에 걸친 강연을 마친 뒤 패널로 참석한 정근식 교수 등 서울대 교수들과 함께 시인생활 50년을 반추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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