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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갈대숲 온데간데…습지 망치는 불법경작

<8뉴스>

<앵커>

우리나라에 몇 남지 않은 천혜의 자연 습지들이 주민들의 불법경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세우는 것도 모자라서 갈대숲을 태우는 화전경작까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낙동강 본류와 금호강이 합류하는 대구 달성습지입니다.

18만㎡에 달하는 이곳 달성 습지는 지난해 '야생동식물 보호와, 습지 보존 지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모습은 간데 없고 곳곳에서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대형 트럭까지 동원해 농작물을 수확하는 모습이 마치 수확기의 가을 들녘 같습니다.

습지 보호지역이라는 안내판이 나붙어 있는 바로 코앞에서도 태연히 농작물을 심어 수확하고 있습니다.

[윤모 씨/불법 경작자 : 뭐 하면 안되지만 어떻게 해. 먹고 살려니깐.]

가는 곳마다 불법으로 갈아엎어 울타리를 치고 대형 비닐하우스까지 설치해 놓았습니다.

[윤모 씨/불법 경작자 : (그냥두면)쓰레기장 밖에 안되는데 차라리 이렇게 하는게 깨끗합니다. (경작하는게 더 깨끗하다?) 예. 깨끗하지요]

수확을 한 뒤 버려진 너덜너덜한 폐비닐 잔해가 또 다른 환경오염을 부를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갈대 무성했던 늪지대가 완전 드넓은 밭으로 변했습니다.

훼손된 면적만도 줄잡아 10헥타르에 달합니다.

한밤중에 몰래 불을 지른 뒤 갈아엎고는 보리를 파종해 놓았습니다.

타다가 남은 시커먼 갈대 그루터기가 곳곳에 보입니다.

[석윤복/대구 경북 습지보존회 팀장 : 사람들은 주로 야간에 불을 지르고 또 야간에 경작하기 때문에 사실상 감시가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불법 경작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막무가내입니다.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 보금자리였던 천혜의 자연유산 달성습지가  당국의 허술한 관리와 무분별한 경작 속에 망가져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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