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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수류탄사건' 복무 부적응이 원인인듯

용의자 황 이병 진술도 오락가락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GP(감시초소) 내무반 수류탄 폭발 사건의 용의자가 사건 발생 나흘 만인 지난 26일 군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수사 결과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하고 있는 황모(20) 이병이 동료 부대원의 수류탄을 몰래 가지고 나와 동료가 잠든 사이에 내무반 안에서 터뜨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 범행 동기 = 황 이병을 상대로 한 최종 확인작업과 추가수사를 진행 중인 육군 수사본부는 황 이병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 관계자는 27일 "황 이병은 GP 근무가 힘들고 지난 8월 30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GP시설 개선공사가 힘들었다는 등의 진술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진술도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의 전언 등으로 미뤄볼 때 황 이병이 최전방에서의 경계 임무 수행 등 군 복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건의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수사본부는 지난 7월 입대한 황 이병이 최전방 근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동료의 진술을 토대로 황 이병에 대한 '집단따돌림' 등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6월 발생했던 경기도 연천 최전방 GP '총기난사' 사건 당시에도 국회 국방위 진상조사소위원회는 가해자인 김동민 일병의 복무 부적응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는 한편 일부 선임병의 욕설과 질책이 상호작용해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 검거 경위 = 육군은 지난 23일 새벽 사건 발생 직후 선종출(대령·육사40기) 5군단 헌병대장을 비롯한 44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리고 사건 부대원들의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현장 검증 작업에 나섰다.

현장 검증 작업에는 국방부조사본부의 유전자 감식 요원과 총기·폭발물 전문 요원도 나서 현장에서 거둬들인 수류탄 부품과 다수의 파편 등에서 지문과 타액, 혈액 등 유전자 정보를 확보, 이를 부대원 전원으로부터 채취한 타액과 지문, 혈액 등과 비교하는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류탄이 상황실 쪽 출입문 바로 안쪽에서 폭발한 것으로 확인됐고 수류탄 안전손잡이가 5m정도 안쪽 내무반 바닥에서, 수류탄 안전핀과 안전클립(안전고리)이 출입문에서 15m 정도 안쪽으로 들어온 GP장실 근처에서 각각 발견됐다.

이런 정황을 토대로 내부인의 소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수사본부는 전 부대원의 알리바이와 진술을 재확인하는 한편 통화내역 분석과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해 증거를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가운데 결정적으로 폭발한 수류탄에 사용되던 녹색테이프가 황 이병의 관물대 근처에서 발견됐고 수사본부는 이를 근거로 추궁한 결과 황 이병으로부터 자백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녹색테이프는 불의의 폭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수류탄을 감싸는 용도로 사용된다.

또 내무반에서 폭발한 수류탄 안전손잡이 등에서도 황 이병의 지문과 체액 등이 발견됐으며 수사본부는 유전자(DNA) 감식 등 과학적인 수사기법을 동원해 보강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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