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시내 중학교 3학년 교실은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다.
'시간을 때우려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놀이공원이나 영화관에 보내는 일도 드물지 않다. 방학은 1개월, 또 졸업은 3개월이나 남았지만 수업 진도는 이달 초 이미 다 나갔다.
이런 파행이 빚어지는 것은 외국어고 입시 일정에 맞추려고 중학교들이 기말고사를 앞당겨 치렀기 때문이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외고 등 특목고 입시에서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을 반영토록 함에 따라 일선 중학교들은 이달 중순 기말고사를 모두 치렀다. 이는 작년보다 1개월 이상 빠른 것.
외고 입시 원서접수가 12월 2일부터 시작돼 그전에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을 합한 졸업예정자들의 성적 산출을 완료하기 위해서다.
작년까지 특목고 입시에서는 지원자의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성적까지만 반영해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일부 특목고 지망 학생들이 곧장 '사교육 현장으로 달려나가는' 부작용이 발생했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올해 일선 학교수업의 파행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기말고사 성적을 반영토록 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그 반작용으로 이번엔 특목고 지망자들뿐 아니라 중3 전체 학생들이 혼란을 겪게 된 것이다.
서울 목동 S중 3학년생들은 요즘 수업시간과 방과 후 시간에 경기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학교 측이 3학년생을 대상으로 축구와 발야구 대회를 연다고 공지하고 우승팀에 상금 10만원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3학년 박모(15)양은 "수업시간에 학원 숙제를 하거나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며 "선생님들은 외고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의 공부에 방해되지 않도록 시끄럽게만 하지 말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인근 W중 3학년 문모(15)양도 "체험학습을 자주 나가는데 박물관과 난타 공연을 관람했고 다음 주에는 롯데월드와 영화관에 간다. 학생들은 솔직히 논다는 생각에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중학교 교감은 "입시에 기말고사 성적을 반영하려다 보니 생긴 현상으로, 부작용이 있지만 다시 기말고사를 반영하지 않는 방향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보충수업 자료를 따로 만들거나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등 학교수업 파행을 막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불만이 많다.
회사원 성모(49)씨는 "외고 입시에 맞춰 모든 중학교의 학사 일정을 짜맞추다 보니 전체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끝이 좋아야 하는 법인데 학교가 교육과 학생 관리를 소홀히 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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