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이 23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 모 사단 예하 GP(전방초소)에서 발생한 수류탄 폭발사고의 정확한 진상을 가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GP 내무반에서 발생한 수류탄 사고로는 2005년 5월 연천군 GP에 이은 두 번째여서 사고의 파문에 촉각을 세우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육군이 한민구 참모차장(중장)을 위원장으로 인사.군수 등 각 참모부장이 참여하는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사고는 무엇보다 내무실 반입이 철저히 차단되는 수류탄이 내무실에서 폭발했다는 점에서 최전방 GP의 수류탄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GP 근무 병사들은 경계근무에 나서기 전 실탄 75발과 수류탄 1발을 간이탄약고에서 지급받아 근무지로 나간다. 이때 지급되는 수류탄에는 근무자의 이름표가 붙게 된다. 경계근무를 마친 병사들은 지급받은 실탄과 수류탄을 내무반에서 30~40m 떨어진 상황실의 간이 탄약고에 반납하게 된다.
GP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반납을 하기 때문에 내무실로 반입은 원천 봉쇄된다. 만약 막 교대근무를 마친 병사가 간이 탄약고에 이를 반납하지 않고 내무실로 곧바로 들어갔다면 근무수칙 위반에 해당된다.
사고조사반은 반입이 금지된 수류탄이 어떻게 내무실에서 폭발했으며, 폭발한 수류탄이 어느 병사의 것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 결과 수류탄이 어느 병사의 것인지는 추정할 수 있는 단계지만 아직 확증은 할 수 없다"며 "당시 근무했던 GP 대원들을 대상으로 진술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거나 집단 괴롭힘, 군대 생활에 염증을 느낀 병사가 고의로 수류탄을 던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수류탄 폭발로 17명이 잠을 자던 내무실 출입구 앞쪽 침상에 누워 잠을 자던 병사 5명만이 다친 것이 이런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
중.경상을 당한 5명의 병사는 전날 오후 6시30분 근무를 마치고 23일 오전 해가 뜰 무렵 교대근무에 나설 예정이었다.
육군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사고 원인에 대한 과도한 추론은 원인 규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냈다.
이번 사고로 5명의 중.경상자만 발생해서 천만다행이었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폭발한 세열수류탄의 위력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사상자를 낼 수 있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에 터진 KG14 경량화 세열수류탄은 무게 260g으로 폭발할 때 살상력을 높이도록 1천여개의 초미니 쇠구슬이 들어 있으며, 쇠구슬은 10~15m 거리에서 1mm 두께의 철판을 뚫을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수류탄 파편이 45도 각도로 위쪽으로 튀기 때문에 누워 있던 병사들이 치명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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