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이혼하면서 합의에 의해 한쪽이 친권자가 된 뒤 친권자가 사망할 경우 생존 부모의 친권이 부활하도록 한 현행 규정은 시급히 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복순 연구위원은 21일 오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현행 친권제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2007년 개정 민법은 친권자 지정에 관한 부모의 협의가 자녀의 복리에 반하는 경우 가정법원이 보정을 명하거나 직권으로 친권자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호주제 폐지에 따라 새롭게 마련된 대법원의 가족관계등록예규는 여전히 생존 부모의 친권 자동부활이라는 기존의 해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권은 역사적으로 가부장권의 일환으로 자녀에 대한 아버지의 지배권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그 성격이 변해 자녀의 복리실현을 위해 법률이 부모에게 인정한 실정법상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전까지의 민법은 "미성년인 자는 부모의 친권에 복종한다(제909조 1항)"고 규정, 친권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절대적 지배권으로 보았지만 2005년 개정 가족법에서는 자녀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식해 이 조항을 부모가 자녀의 친권자가 되는 것으로 바꾸고, 부모가 친권을 행사할 때는 자녀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제909조 2항)는 원칙을 삽입했다.
박 연구위원은 "선진국에서는 권리가 부각되는 '친권'이라는 표현보다는 부모의 공동책임, 부모의 책임, 부모의 배려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친권은 권리가 아닌 자녀를 지원하고 보호할 책임과 의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단독 친권자인 부모가 사망해 친권을 행사할 자가 없게 된 경우에 생존부모의 친권이 자동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후견이 개시되는 것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친권자로 적당하지 않은 부모가 자동적으로 친권자가 되거나 자녀 보호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막고, 생존 부모에게도 친권자 변경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제에 이어 '조성민친권회복반대카페' 회원들의 친권 소송 사례가 발표되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원민경 변호사, 서울대 양현아 교수, 한국입양홍보회 한연희 이사, 여성학자 오한숙희 씨 등이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한국여성단체연합, 한부모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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