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한 농민이 원자바오 총리를 고소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아직도 사회전체적으로 공산당 권력이 막강한 중국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운 소식이라 흥미로웠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는 저장성 항저우시에 사는 농민 천파싱이라는 사람인데요.
그는 "중국환경 오염에 대해 국가 최고책임자가 책임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6년 전 마을에 들어선 광산의 오염 문제를 계기로 환경 운동에 나섰는데 2004년에는 중국 최초로 전국 일간지에 자비로 환경 보호 공익 광고를 내기도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천 씨는 환경 운동 과정 중 중국 각지에서 생태계 파괴 현장, 암 마을,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등을 목격했습니다.
그는 이 현상들이 당국의 관리 소홀과 정책 미비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했고, 결국 베이징시 제1 중급 인민재판소에 중화인민국화국 국무원 총리 원자바오를 피고로 한 행정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소로 소장이 도착한 것을 확인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회신이 없었고 결국 하는 수 없이 상급 법원인 11월 1일 다시 베이징시 고급 인민재판소에 행정소장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결국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중국이란 사회는 도통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
천 씨는 소장에서 '중국 공산당이 환경보호 직무에 대한 감독 관리 능력을 강화하고, 전국 인민 대표 상무 위원회 등을 통해 완전한 환경보호법, 법규 및 관련 체제의 개혁을 추진할 것, 중국 대륙 13억 인민에게 가장 기본적인 안전 생존권 이익의 의무를 보장하고 이행할 것, 중국 공산당 국무원 가운데 환경 오염 기업 관련자가 있으면 지도·처분하고 환경보호에 나설 것, 허위 사실을 토대로 부정 선정된 '국가 환경보호 모범 도시'를 취소할 것, 온실 효과 가스 배출량을 감소시켜 지구 온난화 저지를 위한 확실한 조치를 취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일반 농민이 급기야 국가 최고책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만큼 중국의 환경오염 문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은 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공장이 들어섰지만 환경에 대한 보호에는 소홀해왔기 때문입니다.
과거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전세계 물가를 안정시켰다는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지만, 환경이나 안전 등 중요한 가치를 도외시한 댓가를 이제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기후변화'라는 말, 우리에게도 이젠 낯설지 않습니다.
그동안 주력 수출산업 보호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뒷짐을 지고 있던 우리 정부도 내년쯤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등 전세계적인 공조 대열에 함께 한다는 방침입니다.
아직도 중공업, 철강, 석유화학 등 업계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치를 제시해 의무감축량이 부과되면 추가 비용 발생으로 산업경쟁력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상당부분을 짊어지고 있는 이들 산업이 휘청할 경우 국가적으로도 타격이 예상된다는 논립니다.
물론 산업계 입장에서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보듯 이제 국제사회와의 공조없이 홀로 지구촌에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어차피 치러야 할 일이라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질서에 편입해 우위에 설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현실을 직시해 하루라도 빨리 개선책을 마련하는게 장기적으론 국가경쟁력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말입니다.
업계에도 지금 부담을 면제해주는 것은 나중엔 결국 더 큰 짐으로 다가온다는 측면에서 결국 '조삼모사(朝三暮四)' 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세계 최강대국이면서도 기후변화 이슈를 애써 외면해오던 미국도 오바마 당선을 계기로 크게 변화할 태세입니다.
고유가 상황에서도 SUV 등 기존 기종을 고집해오다 철저히 시장에서 외면받고 사면초가에 놓인 GM에서 보듯 이제 환경과 기후변화 등을 고려하는 것은 기업, 정부, 개인 모두에게 있어 필수적인 일이라는걸 미국도 절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당선자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변화'를 강조하며 기후변화를 골자로 강력한 개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대선 슬로건으로 '석유 의존도 완화'를 내걸었던 만큼 석유에서 신재생에너지로 경제체질을 바꿀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시장개입할 것을 천명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등 그린에너지 산업을 통해 일자리 500만 개를 창출하기 하고, 향후 10년간 1500억 달러를 관련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 전력부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12년 10%, 2025년 25%로 확대하기 위해 의무비율할당제 시행한다는 계획 등은 우리나라가 밝힌 국가에너지 기본계획과도 방향 자체는 비슷합니다.
오바마 당선자는 그동안 부시행정부의 세계기후변화체제에 대한 방관적 자세에서 탈피해 대내외적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 밝히고 있습니다.
만일 예상대로 미국이 미국내 온실가스 규제의지를 천명하고 교토의정서, UN 기후변화협약 등 기후변화체제에 복귀할 경우 우리나라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 압력도 한층 가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당선자 또한 연비가 안좋은 크라이슬러 300 승용차를 처분하고 '포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를 탄다고 합니다.
취임후 2012년까지 정부차량의 절반을 플러그인 하이브리트카로 교체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친환경영역에 대한 애착이 상당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청와대도 상징적으로 관용차 10여대를 소형하이브리드차로 바꿨는데 좁고, 느려서 외면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겠습니까. 정부가 자꾸 친환경차량을 사주고 보급해야 관련 기술도 더 발전하고 시장도 형성되는게 아닐까요.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 경제가 어렵고 매일이 어수선합니다.
하지만 경제위기 국면이라고 기후변화 이슈가 외면 받아서는 안되는 이유, 기후변화에 일찍 대비하지 않으면 수년후 금융위기 이상의 파괴력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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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식경제부와 산업계를 취재하는 정호선 기자는 1997년에 경제지 기자로 시작해 2005년에 SBS에 입사했습니다. 좌우명인 '긍정의 힘'과 함께 오랜 경제분야 취재경험으로 차분하고 정돈된 기사로 활약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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