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출신의 미리암 마카베라는 老 여가수가 이탈리아의 反 마피아 콘서트에서 열창하다 쓰러져 숨지자 아프리카 대륙은 물론 미국과 유럽의 정치, 문화계 인사들이 앞다퉈 고인의 사망을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알 자지라를 비롯한 아랍권 방송들과 미국, 유럽의 유수 언론들도 마카베의 사망 소식을 비중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SBS도 아침뉴스에서 다뤘더군요.)
'Mama Africa'라는 애칭으로 잘려진 마카베는 지난 1932년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나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50년대 중반부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Jazz와 Folk, 아프리카 토속리듬이 절묘하게 혼합된 그녀의 음악 자체도 훌륭했지만 마카베를 세계적인 예술인으로 각인시킨 계기는 지난 59년 미국에서 공연된 라는 제목의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내용의 뮤지컬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면서부터입니다.
마카베는 UN 총회에도 두차례 참석해 국제사회를 향해 인종차별 정책을 유지하는 남아공 보이코트에 동참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남아공의 소수 백인정권은 그녀의 히트곡들을 금지곡으로 지정하고 마카베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한편 모국 입국을 31년동안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복했습니다.
어머니의 장례식도 참석하지 못한 채 미국과 기니, 콩고 등을 전전하며 지속된 그녀의 유랑생활은 1990년 남아공의 흑백차별 정책이 마침내 폐지되면서 막을 내리게 됩니다.
그녀가 고국 땅을 밟는 순간 오랜 투옥끝에 막 대통령에 당선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공항에 나와 극진하게 영접함으로써 남아공의 두 남녀 인권 수호자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고국에 정착한 뒤에도 마카베는 아프리카의 실업과 에이즈 문제를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한편 일흔이 넘은 고령에도 각종 의미있는 콘서트를 찾아다니며 예술인으로서 인권운동가로서의 활동을 멈추지 않아 왔습니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노래하겠다"던 평소 소신을 지키기 위해서였을까?
마카베는 지난 일요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자신의 대표적인 히트곡 'Pata Pata'를 열창한 뒤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결국 심장마비로 드라마틱한 76년 생애를 마감했습니다.
노구를 이끌고 인권을 호소하며 아프리카의 애환을 열적정으로 노래하다 무대에서 숨을 거둔 참 예술인의 마지막 모습과, 대중적인 인지도를 무기로 정치권을 기웃거리다 국회의원 한, 두번 지내는 것에 만족한 채 이렇다 할 족적없이 사라져 간 우리네 연예인들이 씁쓸하게 겹쳐지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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