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일찌감치 전화를 통한 외교에 나선 가운데 인도가 '오바마 콜' 명단에서 제외되자 현지 언론과 정계 안팎에서 갖가지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오바마 당선인이 파키스탄 정상과도 통화하면서 만모한 싱 총리와의 통화를 외면한 것이 향후 미국 정부와 인도의 관계 후퇴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지난 6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호주 등 9개 주요국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갖고 경제위기 대책을 포함한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그는 8일에는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물론 이집트,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이탈리아 정상들과도 전화로 접촉했고, 최근 미군의 월경 작전으로 관계가 악화한 파키스탄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사실상 전 세계 주요국 또는 주요 현안을 안고 있는 나라의 지도자들과는 모두 전화를 통해서나마 대화의 물꼬를 튼 셈인데 조지 부시 대통령 재임 중 미국과 급속도로 가까워진 인도만은 예외였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주요 현지 언론들은 이를 주요 뉴스로 다루며 그 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PTI 통신은 10일 오바마 후보가 싱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지 않은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면서 이에 대한 미국 민주당내 인사들의 반응을 전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만약 싱 총리가 축하 전화를 걸었다면 오바마 당선인이 다시 전화를 걸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싱 총리가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피했다.
그러나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활동했고 차기 미 행정부의 남아시아 관련 정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 인사는 "당선인이 인도에 전화를 하지 않은 데 적잖이 놀랐다. 왜 그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인도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전화를 받지 못한 건) 인도가 글로벌 위기에서 한발짝 벗어나 있다는 증거 아니냐. 미국의 관심권에 드느니 차라리 무관심권에 머무는 게 낫지 않느냐"는 농담을 던졌다.
랄리트 만싱 전(前) 주미 인도대사는 "인도는 대국이며 국제사회에서의 역할도 크다. 전화 통화에 움츠러들지 않는다"며 "오바마는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일할 뿐"이라고 애써 무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바마 당선인의 이런 태도가 미국의 카슈미르 분쟁 개입 등 후보 시절 피력했던 인도 관련 대외정책과 인도가 주도하는 아웃소싱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산물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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