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바라보는 이란의 시각이 긍정에서 부정으로 급반전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7일 시카고에서 열린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이란의 테러조직 지원도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당선인의 단호한 입장에 이란의 정치권과 언론은 `부시 대통령과 비교해 달라진 게 무엇이냐'는 반응을 보이며 비난에 나섰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은 8일 이란 IRNA 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이는 과거 잘못된 정책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이 중동지역의 변화를 원한다면 먼저 긍정적인 신호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간 `욤후리'는 백악관 초대 비서실장에 유대계인 램 이매뉴얼 하원의원이 내정된 것을 두고 `오바마가 시오니스트 제국(이스라엘)에 청신호를 켜줬다'고 비난했다.
이란 프레스TV도 `오바마, 부시를 답습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두 인물 사이에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선 레이스 때나 대선 직후만 하더라도 오바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며칠 사이에 분위기가 크게 바뀐 것이다.
강경 반미 국가인 이란의 유력 정치인들은 미국의 대선 레이스 때부터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보다는 오바마가 미국의 대 이란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오바마를 선호했다.
특히 오바마는 "적대 관계에 있는 이란, 북한 지도자와 조건 없이 직접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대화를 통한 양국간 갈등 해소의 가능성을 내비쳐 호응을 얻었다.
지난 5일 오바마가 결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란 정치권은 기대에 찬 반응을 보이며 오바마의 당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악의 축'으로 지목됐던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조차 당선 다음날 오바마에게 축하전문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과 미국에 수시로 독설을 퍼붓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유권자 다수의 지지를 얻은데 대해 축하한다'며 `이번 기회를 봉사의 기회로 삼아 국민의 이익과 정의를 우선하는 사람으로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슬람 혁명 후 미 대사관 인질사건으로 1980년 국교가 단절된 양국이 그간의 앙금을 털고 새 시대를 맞이할지, 반목과 대립을 이어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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