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금융위기 속에 급락했던 악몽 같은 10월에 '검은 백조'(블랙 스완)는 웃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증시와 함께 거의 모든 것이 추락한 10월에 세계와 증시에 전혀 예상치 못한 엄청난 충격이 올 수 있음을 미리 예견했던 저서 '검은 백조'를 쓴 뉴욕대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잭팟'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검은 백조'는 탈레브가 지난해 내놓은 저서로, 모든 백조는 흰색으로 알고 있던 통념이 18세기 호주에서 검은 백조가 발견되면서 순식간에 깨진 것과 같이 세계 경제나 증시에서도 이같이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극한의 충격이 올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검은 백조' 이론은 현실성 면에서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금융위기로 전세계 증시가 폭락한 10월은 검은 백조의 출현을 알리면서 탈레브의 이론에 기반한 투자가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
탈레브가 설립을 도운 유니버사 인베스트먼츠의 '검은 백조' 펀드들은 그의 이론에 따라 시장이 폭락할 때 이익을 거두는 전략을 쓴 덕에 10월에 65~115%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고 이 펀드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10월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4.1%, S&P 500 지수가 16.9%씩 떨어져 20여년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세계 증시가 폭락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유니버사의 '검은 백조' 펀드들이 수익을 올린 것은 증시 폭락이 예견되지 않은 시점에 싼 값에 폭락을 예상하고 주가지수나 주식 '풋 옵션'(팔 수 있는 권리)의 매수를 했기 때문이다. 증시 사정이 좋거나 변동성이 적을 때는 이런 옵션의 가격이 싸고 돈을 잃을 수도 있지만 10월처럼 증시가 급락하면 다른 투자자들이 풋옵션 매수에 나서 가치가 올라가 큰 수익을 거두게 된다.
탈레브의 받아 유니버사 펀드를 운영하는 마크 스피츠네이젤은 S&P 500지수가 1,200 근처이던 9월에 지수가 850까지 떨어지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풋옵션을 90센트에 매수를 했다. 이렇게 폭락할 것이라고 예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싸게 매입한 풋옵션은 10월 들어 S&P 지수가 폭락하자 그 가치가 10월10일 60달러에까지 이르렀고 유니버사 펀드는 자신들의 옵션 포지션 대부분을 50달러 이상에 매도해 큰 돈을 벌었다. 유니버사는 이런 식으로 골드만삭스나 AIG 등의 옵션에도 투자해 엄청난 차익을 거뒀다.
1987년 10월 증시가 대폭락한 '블랙먼데이' 당시 퍼스트보스턴 은행에서 트레이더로 일하며 폭락을 예견한 투자로 거액을 벌기도 했던 탈레브는 투자자들이 상황이 좋을 때는 시장의 극단적인 변동성을 무시한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헤지펀드가 곤경에 처함으로써 시장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검은 백조' 전략에 따른 투자가 올해는 꽤 돈을 벌고 있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지금 같은 시장의 급변동은 10년에 한두 번 일어날 정도로 드물기 때문이다. 탈레브가 이전에 했던 엠피리카캐피털의 경우는 변동성이 적은 시장에서 별다른 수익을 올리지 못해 2004년에 문을 닫기도 했다.
이 펀드를 운영하는 스피츠네이젤은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져서 더 떨어질게 별로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황은 언제나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위험한 추정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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