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13세의 아들을 위해 빅토리아주 거주를 신청한 독일의사의 영주권 신청을 기각하면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호주 현지의 주민과 지체장애인협회 등은 독일 의사가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당연히 영주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주지사와 연방정부 보건부 장관까지 거들고 나섰다.
2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독일 출신의 의학박사인 베른하르트 묄러씨가 2년여전 아들 루카스(13), 부인 등의 가족과 빅토리아주 호샴에 이주했다.
그는 인구 5만명의 호샴에서 개인의사 및 위메라베이스병원 의사로 각각 일하면서 아들을 공립학교에 보냈으며 아들도 호주 생활에 만족하며 지내왔고, 아예 호주에 호주에 정착키로 하고 최근 영주권을 신청했다.
2년여 지역사회를 위해 의료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기여했다고 판단한 탓에 그는 당연히 영주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각이었고 사유가 더 충격적이었다.
호주의 이민시민부는 "루카스에 대한 잠재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기각사유를 제시했다. 루카스를 돌보는 데 많은 세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기각했다는 것.
묄러 박사는 돈 문제라면 관련 비용을 낼 수도 있었다면서 호주 당국의 결정에 분노를 표시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지역사회와 장애인 단체, 나아가 주지사와 연방 보건부장관까지 나서 이민시민부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번복을 요구하고 있다.
비즈니스호샴의 안드레아 크로스는 "이 지역은 의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라며 "영주권 신청을 기각한 것은 잘못된 조치"이라고 말했다.
지체장애자협회 코리 버나디 대변인은 "루카스와 묄러 박사는 우리 사회를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다"며 "묄러 가족을 위해 영주권을 빨리 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빅토리아주 주지사인 존 브럼비도 거들고 나섰다. 그는 "이민당국이 가급적 빨리 기각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묄러 박사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루카스는 다른 아이들과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보건부장관 니컬러 닉슨은 "이 문제에 대해 이민당국과 의견을 나눴다"며 "지역사회에서 의사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사태가 예상외로 커지자 이민시민부장관 크리스 에번스는 최근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민시민부 대변인은 "의료담당 관리가 루카스의 상태를 평가한 결과 그의 의료구호비가 상당할 것으로 결론났다"면서 "의료비를 많이 요구하는 질병에 걸린 이민 신청자에 대해 신중히 판단하는 것은 이민당국의 오랜 전통"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을 둔 독일 의사에 대한 영주권 허용이 향후 전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호주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시드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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